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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포커스, 글로벌 효소 시장에 도전장

"노보자임·제넨코 등 다국적 기업 게 섰거라"<br>곰팡이서 단백질 효소 뽑아내 산업용 등 제품 잇달아 선봬<br>활성력·가격 경쟁력 뛰어나 글로벌 제약사서 납품 의뢰도

과산화수소 분해 효소인 카탈라아제를 생산하는 아스퍼질러스 균주는 배양액(왼쪽)이 포도주처럼 붉다. 오른쪽 사진은 제노포커스가 생산하는 카탈라아제 액상 효소 제품. /사진제공=프론티어 연구성과 지원센터

빨래할 때 사용하는 세제에는 다양한 효소(enzyme)가 들어 있다. 효소는 기질(substrate)이 되는 물질에 특이적으로 작용해 화학반응을 유도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 즉 빨래에 카탈라아제와 같은 효소가 들어 있는 세제를 넣으면 오염물질(때)을 쉽게 분해할 수 있다. 효소는 세탁세제ㆍ표백제와 같은 산업용뿐 아니라 식품용ㆍ의약품용ㆍ연구용으로 무궁무진하게 활용된다. 화학반응을 빠르게 진행시키는 생촉매로서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에너지와 시간적인 면에서 절약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에 사용범위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 시장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세계 효소시장은 지난 2009년 말 약 4조원 정도이며 오는 2013년까지 7조원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 효소시장은 노보자임과 제넨코라는 두 덴마크 기업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는다. 그런데 이들 다국적 기업의 아성에 국내의 한 바이오벤처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본사를 둔 제노포커스(대표 김의중)는 올 초 산업용 생 촉매 효소를 양산하는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고 최근 과산화수소 분해효소인 카탈라아제 제품과 전분 분해효소인 아밀라아제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섬유 분해효소인 셀룰라아제 제품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김의중 대표는 "카탈라아제 제품으로 우선 섬유표백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공장 폐수의 후처리 공정 분야에 쓰이는 효소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곰팡이서 추출한 산업용 효소 제품 잇따라 출시=섬유를 가공할 때 표백제로 쓰이는 과산화수소는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에 후처리 과정에서 반드시 제거해줘야 한다. 과거에는 주로 화학제품을 사용해 과산화수소를 물과 산소로 분해했는데 이때 분해제로 사용한 화학제품은 2차 오염을 일으키는 문제가 있다. 이때 과산화수소 분해제로 바이오 효소를 쓰면 이 같은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반도체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를 처리하는 공정도 마찬가지다. 김 대표는 "국내 섬유표백 공정의 효소시장은 20억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섬유업체들의 해외 공장까지 시장 규모는 크게 늘어난다"면서 "국내 최대 반도체 기업의 공장 폐수 후처리 공정과 관련된 효소시장규모만도 3,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2000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스핀오프로 분할된 제노포커스가 보유한 원천기술은 단백질 발현기술이다. 곰팡이 균주에 얻고자 하는 단백질의 유전자를 집어넣은 뒤 액상발효한 다음 곰팡이 세포를 제거해 다량의 단백질 효소를 얻어내는 기술이다. 제노포커스는 21세기 프론티어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의 지원으로 2008년 초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이러한 단백질 발현기술은 국내 기업뿐 아니라 여러 대학에서 가지고 있지만 단백질 효소를 제품으로 다량 생산하고 활성도를 개량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곳은 제노포커스가 거의 유일하다. 특히 제노포커스의 카탈라아제 제품은 노보자임과 같은 다국적 효소 업체의 제품보다 활성력이 20%가량 뛰어날 뿐 아니라 가격도 20~30% 정도 저렴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전세계 효소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은 각국의 1등 기업에만 제품을 공급하거나 나라마다 다른 등급의 제품을 제공하는 등 횡포가 심하다"면서 "바이오 화학산업에서는 효소가 핵심 부품소재이기 때문에 업체들이 제2, 제3의 효소 공급원을 찾고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효소 납품 의뢰받아=제노포커스는 산업ㆍ식품용 효소뿐 아니라 효소치료제 등 의약품용 효소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바이오 의약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효소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유전병과 같은 희귀병 치료제나 항암제를 만드는 데도 쓰인다. 특히 최근 들어 바이오시밀러시장이 확대되면서 의약품용 효소시장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제노포커스는 최근 글로벌 제약회사인 P사로부터 대규모 효소 공급 요청을 받고 현재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다국적 효소 기업들이 독점 공급해오던 제약사에서 먼저 납품을 의뢰한 것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2곳, 중국 3곳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제노포커스는 조만간 중국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내 효소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중국 효소기업들의 기술을 개량해주는 대신 제품생산을 위탁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해 다국적 효소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투자 유치를 통해 연구개발 인력을 늘리고 국내 바이오ㆍ식품업체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효소제품 생산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국내 산업용 효소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다국적 효소기업의 지배로부터 한국 시장을 독립시키고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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