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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많은 고미술품, 경매로 빛보다

도굴꾼이 출토한 분청사기 편병… 낙관없는 8폭 병풍그림…<br>고서화·도자기 등 256점<br>마이아트옥션 29일 경매

남성 인물화를 주로 그렸던 단원 김홍도가 이례적으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선고지과도'

도굴품으로 국가에 귀속될 뻔 했다가 소장가 손으로 돌아온 '분청사기조화쌍어문편병'

고미술품이 사랑받는 이유는 시간이 축적된 희소성 뿐아니라 역사와 함께 작품 안에 사연들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오는 29일 인사동 공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제 3회 마이아트옥션 미술품 경매에 눈길 끄는 사연을 가진 희귀작들이 대거 선보인다. 15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분청사기조화쌍어문편병'은 백토로 분장을 하고 전면에 담청색 유약을 바른 색감과 강직하게 솟은 목과 앞뒤가 편평한 기형이 전형적인 형태를 보인다. 하지만 몸체에는 큰 물고기가 작은 새우를 잡아먹는 독특한 문양이 2마리 쌍으로 새겨져 있다. 알을 많이 낳는 물고기는 다산을, 갑각류인 새우는 출세를 상징한다. 이 같은 쌍어문(雙魚文)의 예술성은 국보 178호 분청사기편병이나 오사카동양도자미술관, 리움 등이 소장한 물고기 문양에서도 드러난다. 이 출품작은 30여년 전 제주도에서 도굴꾼에 의해 출토된 것으로 당시 한 수집가가 장물인 줄 모르고 구입해 수년 간의 법정소송을 벌인 일화가 있다. 일반적으로 도굴품은 국가에 귀속되지만 이 사건은 이례적으로 정식 고미술상을 통해 구입한 점이 인정돼 소유권을 인정받았다. 당시 법정에 섰던 이 편병이 일반에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추정가는 3억~5억원이다. 한평생 부귀영화를 누린 곽자(697~781)의 호화로운 노년을 8폭 병풍으로 그린 '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는 '작자미상'임에도 불구하고 추정가가 2억~3억원에 이른다. 낙관이 찍혀있지 않아 작가를 명시할 수는 없지만 단원 김홍도의 작품으로 추정된다는 게 경매사측 설명이다. 고미술전문가인 공창호 공화랑 대표는 "의습(옷주름)이나 인물 표현방식이 단원의 것으로 보이며 작품 출토시기도 김홍도의 활동시기와 일치한다"며 "도화서 화원 신분으로 그린 그림이었기 때문에 낙관을 찍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출품작으로 단원이 그린 것으로 명시된 작품 '선고지과도(仙姑持果圖)'는 김홍도의 동시대 다른 인물화와 달리 주인공이 여인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추정가는 3억~4억원. 이번 마이아트옥션 경매에는 이들 작품을 포함한 256점이 새 주인을 찾는다. 고미술품은 작품 자체의 가치도 탁월하지만 소장 과정과 뒷얘기를 잘 살피면 더 큰 감동을 얻을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100여개의 군소 고미술경매가 존재한다. 마이아트옥션과 AT옥션은 비교적 규모가 큰 경매회사로 도자기와 서화 등을 두루 선보인다. 22일 제 14회 정기 경매를 진행한 아이옥션도 고미술의 모든 분야를 취급하지만 토기 및 중저가 유물에서 강세를 보인다. 오는 30일 제 7회 경매를 여는 옥션단의 경우 서책 등 전적류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 지난 7월 첫 경매를 실시한 옥션아트뱅크는 중국 도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내세워 중국인 미술애호가들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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