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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美증시에 '금리 찬바람' 부나

앨런 그린스펀 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미국 증시의 힘겨루기가 올들어 FRB의 우세로 기울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유력해지고 있다. 그린스펀이 증시에 대한 경고를 시작한 것은 지난 96년 12월. 당시 그린스펀은 증시에 대해 「비이성적 과열」이라고 강하게 경고했지만 증시는 전혀 개의치 않고 초강세를 보이면서 20세기를 마감했다.그러나 그린스펀이 지난 2일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데 이어 지난 17일 의회에서의 험프리 홉킨스 증언에서 향후 인플레 발생요인중 하나로 「증시 과열」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면서부터 시장이 가라앉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린스펀이 인플레를 불러올 요인중 하나로 증시를 직접 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RB는 왜 주가에 집착하나= 그린스펀 역시 생산성 향상이 미국경제의 장기 호황을 불러온 기본 요인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최근 생산성 향상분을 훨씬 초과하는 증시 과열로 인해 소비자들의 호주머니가 두둑해지면서(자산효과) 생산성증가분보다 훨씬 큰 소비증가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생산성 증가율의 1.5배수준의 소비수요로 인해 초과수요가 일어나고 이에 따라 인플레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논리다. 경제성장이 주가상승을 불러오는 모습을 넘어서서, 과도한 주가상승이 경기과열을 불러오고 인플레로 연결될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같은 초과수요의 밑천인 자산효과, 즉 주가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거나 아예 주가를 적정한 수준으로 끌어내려야 적정한 소비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인플레 압력을 낮춰 장기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해진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금리를 인상, 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향후 금리와 주가 전망= 전문가들은 FRB가 상반기중(3월과 5월)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3월21일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아예 0.5%포인트를 올리는 극단적인 방법을 쓸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그린스펀은 지금까지 항상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는 점진적인 수단을 구사해왔다. 이에 따라 주가는 상반기내에 최고점대비 15~20%정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기 시작하고 있다. 다우지수의 경우 1만선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수직 하락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그린스펀의 강한 경고에도 불구, 금리상승의 영향을 받지않을 것이란 기대아래 상승세를 꺾지 않았던 나스닥시장도 최근 하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지금까진 나스닥의 첨단기술주들의 경우 재무구조가 건실하고(증시에서 거액의 자금을 손쉽게 조달하기 때문에), 향후 수익전망이 워낙 좋기 때문에 금리와 무관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경제성장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기 시작하면 첨단기술주, 특히 대형 첨단기술주 역시 급성장세가 꺾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향후 수익전망에 따른 주가 거품이 조금씩 꺼지는 모습이다. 일부에선 투자자들의 심리변화가 가시화될 경우 주가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상승국면만 봐온 투자자들이 대세하락이 시작됐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면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 과잉반응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모건 스탠리 딘위터의 이코노미스트 피터 카넬로는 첨단기술주의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3개월동안 S&P 500지수가 8.5%정도 상승했는데 이중 첨단기술분야가 28.4% 상승했고 나머지 업종은 불과 2.7% 상승에 그쳤다는 것. 또 이들 첨단기술분야의 주가수익율(PER)가 다른 업종의 두배수준인 점 등이 향후 하강국면에서는 첨단기술주의 하락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해부터 미국 증시의 대표적인 현상중 하나였던 업종별 순환매 현상도 최근 하강국면에 접어들면서 다소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특히 올들어 50%이상 상승한 바이오테크 주식의 급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인터넷, 컴퓨터관련 주식 등의 상승기대가 한풀 꺾이면서 업종별 순환매보단 개별 기업의 실적을 중시하는 투자패턴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한국 등 아시아 증시에의 영향= 미국 증시가 하강국면에 접어드는게 오히려 한국 등 아시아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않다. 단기적으론 증시의 동조화현상 영향을 받겠지만 미국 증시의 연착륙이 가시화되면서 투자자금이 한국 등 아시아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메릴린치의 글로벌 애널리스트인 트레버 그리덤은 펀드매니저들의 자금은 이미 아시아시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뉴욕=이세정특파원BOB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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