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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배추 금값 될까

평창 올림픽특구 개발따라 고랭지 재배면적 크게 줄어<br>사할린·개마고원 배추 수입 정부 공급안정 아이디어 내놔

"불과 30여년 전만 해도 여름에는 배추김치 구경하기가 어려웠죠. 대신 열무김치가 식탁에 올랐습니다. 이제는 고랭지 재배 덕분에 한여름에도 싱싱한 배추김치를 먹을 수 있지요."

농정 당국의 한 관계자가 추억한 김치 이야기다. 지금 세대가 한여름에도 새콤한 배추김치 아쉬운 줄 모르게 된 것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농업정책 성과 중 하나다. 지난 1970년대 후반 박 전 대통령이 강원도 화전민들을 해발 약 1,000m에 달하는 대관령 일대에 이주시켜 국내에 처음 고랭지 농사를 짓도록 했다. 여름배추는 이때부터 고랭지 농업을 통해 출하됐다.

무더위에도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던 여름배추 김치가 앞으로는 차츰 금값이 되리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엉뚱하게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때문이다. 물가 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앞으로 오는 2018년까지 올림픽특구로 개발된 곳이 공교롭게 우리나라에서 얼마 안 남은 고랭지 대표지역인 대관령 일대에 걸쳐 있다"며 "여름배추 등의 농지면적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공람 중인 '평창동계올림픽특구 종합계획안'에 따르면 대관령 일대 주요 지방자치단체가 올림픽특구 후보지로 제안한 군내 면적은 평창 1,464㎢, 정선 1,220㎢에 달한다. 이 가운데 주요 후보지인 평창 건강올림픽종합특구의 면적만 대관령면과 진부면에 걸처 약 20㎢에 달한다. 또 다른 후보지인 봉평 레저∙문화창작특구는 약 5㎢, 정선 생태체험특구도 약 4㎢에 이른다. 박종호 평창부동산 사장은 "특구 후보지 일대가 지금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고 건축행위 제한을 받고 있지만 이는 난개발을 하지 말라는 뜻이고 상업∙의료 시설 등이 개발계획에 따라 계속 지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 전에 이미 상당수 농지가 주택 등으로 개발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평창군 내 밭 재배 면적은 2006년 9,675㏊에 달하던 것이 2011년에는 8,813㏊를 기록해 5년 만에 8.9%의 감소율을 보였다.



정부는 앞으로 고랭지 재배면적 감소가 더욱 가파르게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작물 공급안정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여름배추는 중기적으로는 사할린, 장기적으로는 개마고원(남북경협 원활 혹은 한반도 통일을 가정)에서 국내용 여름배추 부족분을 보완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사할린에는 우리나라의 고랭지배추 종자가 전파돼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재배되고 있다. 또한 우리 정부가 해외 식량생산을 위한 전초기지로 공을 들이는 곳이기도 하다. 개마고원은 청정성과 고랭지의 특성을 모두 갖춰 한반도 평화시대의 청정무공해 히트상품으로 가능성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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