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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대그룹주 수익률 보니… SK>LG>현대차>삼성


●SK, 상장사 15곳중 9곳 올라 내년에도 상승곡선 탈듯

●LG, 전자·화학 쌍두마차 부진속 디스플레이 등 동생들 선전

●현대차, 엔저·한전부지 매입 영향 대부분 계열사 뒷걸음질

●삼성, 중공업·기계업종 동반약세… 16개 상장사 중 9곳 하락


'올해에도 박스권 탈출에 실패한 국내 증시 상황에서도 가장 높은 주가 수익률을 올린 그룹은 어디일까.'

국내 4대 그룹 중 삼성과 현대차가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SK그룹주가 올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주력업종의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으로 구축된 SK그룹의 주가가 상승곡선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한 반면 환율과 신성장동력 부재 등 시장 환경이 불투명한 현대차그룹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29일 서울경제신문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4대 그룹의 상장 계열사(올해 신규상장 제외)의 올해 주가 수익률(26일 종가기준)을 집계한 결과 SK그룹 15개 상장사의 평균 수익률은 12.05%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LG그룹(3.12%)과 현대차그룹(1.94%)이 그 뒤를 이었고 삼성그룹(-8.4%)은 4대 그룹 가운데 나 홀로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렀다.

SK그룹은 상장사 15곳 가운데 9곳의 주가가 전년 대비 상승했다. SK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SK C&C(53.7%)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27.72%)와 SK텔레콤(21.74%), SK네트웍스(18.52%) 등 주력 계열사들도 20% 안팎의 상승률로 그룹의 맏형 격인 SK이노베이션(-36.96%)의 부진을 만회했다.



LG그룹은 LG전자(-12.48%), LG화학(-38.06%) 등 그룹의 쌍두마차가 힘을 못 썼지만 LG디스플레이(33.53%), LG이노텍(24.25%), LG하우시스(15.5%) 등 그동안 형님들에 가려져 있던 동생의 활약이 빛났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엔화 약세로 그룹의 주력인 자동차 업종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지난 9월 한국전력 부지의 고가 매입 논란까지 겹치면서 현대차(-26.22%), 현대제철(-24.22%), 현대모비스(-18.40%) 등 계열사 대부분의 주가가 지난해보다 뒷걸음쳤다. 지난해 말 냉연사업부 분할 이후 올 1월 변경 상장해 주가가 두 배가량 오른 현대하이스코(99.73%)를 제외하면 현대차그룹의 수익률은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그룹의 지주사에 해당하는 현대글로비스(23.81%)는 가파른 상승률로 대조를 이뤘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005930)(-1.46%), 삼성전기(009150)(-20.68%), 삼성SDI(006400)(-25.31%) 등 전자 계열사와 삼성중공업(010140)(-45.34%), 삼성엔지니어링(028050)(-41.21%), 삼성테크윈(-54.87%) 등 중공업·기계업종이 동반 부진을 면치 못하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신규 상장한 삼성SDS와 제일모직(028260)을 제외한 16개 상장사 가운데 9곳의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삼성생명(032830)(13.94%), 삼성화재(000810)(14.67%), 삼성카드(029780)(25.8%) 등 금융업종이 그나마 선방했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오던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주주들의 반대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까지 무산되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들 종목을 담은 4대 그룹주 펀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삼성그룹주와 현대차그룹주 펀드 모두 연초 대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대신삼성그룹레버리지1.5[주식-파생]Class A'가 -18.92%로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고 '한국투자삼성그룹 1(주식)(C 1)'도 -14.0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TIGER현대차그룹+상장지수[주식]'이 올해 -25.96%의 수익률을 보이는 등 현대차그룹주 펀드도 기대 이하였다. 반면 LG그룹주 펀드와 SK그룹주 펀드 일부는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다. '키움LG&GS플러스 1[주식]C1'은 5.02%, '키움SK그룹우량주플러스 1[주식]A1'은 2.9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4대 그룹 가운데 SK그룹의 주가 전망을 가장 후하게 했다. 뚜렷한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삼성·현대차·LG와 달리 업종별 조화를 이룬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내년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대차는 내년에도 신차 모멘텀 부재와 엔화 약세 등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고 삼성과 LG도 사업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반면 SK그룹은 반도체·통신·정유화학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내년에도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배당과 지배구조 개편 이슈는 4대 그룹주의 희비를 가르는 새로운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뚜렷한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선 지배구조 개편과 배당 등 주주친화적인 정책이 주가상승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내년에는 그룹주 펀드의 수익률 개선도 점쳐진다. 백재열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 부장은 "최근 삼성전자의 특별배당 발표에 이어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배당 성향도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 증시 '빅2'의 배당 성향 상향으로 한국 기업들의 주주 친화적 정책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경우 증시의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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