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플라스틱 용기 안전성 문제없다" 뒤늦게 발표 '유해성 논란'에 업체·소비자만 피해"안전문제 신속대처 통합기관 필요" 김미희기자 iciici@sed.co.kr 송대웅기자 sdw@sed.co.kr 플라스틱 용기 유해성 논란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으로 한달여만에 일단락됐다. 그러나 소비자는 물론 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를 공포에 떨게 했던 '환경 호르몬' 논란은 감독 당국의 늑장 대응으로 소비자와 업체만 피해를 입었다는 비난을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플라스틱용기의 환경호르몬 논란이 발생한 지 한달여만에 홈페이지에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힘으로써 논란을 마무리지었다. 식약청은 '자주 묻는 질문(FAQ)'양식의 이 글에서 "PC재질 플라스틱 용기의 원료인 비스페놀A는 30분 이상 가열하는 등 가혹조건에서만 극소량 검출되나 지난 99년 유통중인 유아용 젖병을 실험한 결과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플라스틱 제품은 3개월에 한번씩 검사를 받게 돼 있고 수입의 경우에도 재질별 정밀검사를 통과한 것만이 판매되고 있어 안심하고 써도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한달동안 비방광고전까지 벌이면서 1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플라스틱 파동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체는 밀폐용기 '락앤락'을 생산하는 하나코비사. 정작 플라스틱의 유해성을 지적한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한 것은 타업체 '지퍼락' 제품이었지만 경쟁사인 코멕스가 비방광고를 신문 등에 게재하면서 하나코비사는 한달 동안 20여 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것. 하나코비 관계자는 "사태를 하루 속히 진화하기 위해 식약청에 공식입장을 밝혀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규격을 통과한 제품이니 그럴 필요 없다'는 대답만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이번 사태로 혼란에 빠진 것은 마찬가지. 일부 소비자들은 "한 플라스틱 업체에서는 '해가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업체에서는 '해롭다'고 하는 바람에 어느 장단을 맞춰야 할 지 혼란스러웠다"며 "식약청이 진작 발표를 했으면 플라스틱 용기를 몽땅 내다버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감독당국의 '늑장 대응'에 업체와 소비자만 골탕을 먹은 사례는 올하반기 들어서만 벌써 세번째다. 지난달 한 국회의원의 폭로로 불거진 '올리브유 발암물질 논란' 때도 식약청은 나흘이 지난 후에야 '해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나마 일주일 안에 사태를 매듭 지은 것은 다행이지만 추석 대목을 앞둔 식품업계는 올리브유 판매 감소로 속앓이를 했다. 중국發 'SKII 화장품 중금속 논란' 때도 식약청은 업체가 일부 백화점에서 퇴출당하고 브랜드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은 후에야 뒤늦게 '문제없다'는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숙희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도 미국의 소비자안전위원회(CPSC)처럼 소비자 안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통합 기관의 역할이 강화돼야만 애꿎은 피해를 막을수 있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6/10/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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