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2년7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9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3조5,000억원 증가한 25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2006년 11월의 5조4,000억원 이후 2년7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늘어나면서 25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은행 가계대출은 399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원 늘어났다. 이 역시 2006년 12월의 5조원 증가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주택거래량이 증가한데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예년에 비해 많이 늘어났다”며 “이는 경기가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1조6,000억원 줄어든 505조2,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에 감소했다. 대기업대출은 반기 말 기업 부채비율 관리 등으로 2조5,000억원 감소한 7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기업대출은 의무대출 부담 완화와 결제성 대출의 상환, 은행의 반기 말 부실채권 상각 및 매각 등의 영향을 받아 427조5,000억원으로 9,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와 함께 은행 수신은 991조7,000억원으로 7조7,000억원 증가하면서 석달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다른 금융상품과의 금리격차 축소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8조3,000억원 증가했지만 정기예금은 저금리에 따른 금리경쟁력 저하와 지방정부의 재정집행을 위한 자금인출 등으로 3조7,000억원 감소했다. 한편 시중 유동성 증가 속도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5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시중의 광의통화(M2)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9.9%를 기록했다. 12개월째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2006년 9월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한은은 6월에는 M2 증가율이 9% 중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단기자금 지표인 협의통화(M1)는 5월에 평잔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17.0% 증가, 4월 증가율(17.4%)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면서 국외 부문에서 통화공급이 확대됐지만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민간에 대한 신용공급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M2 증가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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