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롯데가 후계분쟁] 신동빈, 부친과 '담판' 시작… 갈등골 깊어 접점 찾기 쉽지 않을듯

"아들로서 최선의 도리"… 대결前 명분 쌓기 관측

"롯데는 한국 기업"… 여론전 기선잡기 나서

여론전 기선잡기 나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일본 하네다공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굳은 얼굴로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신동빈(왼쪽 두번째) 롯데그룹 회장이 3일 귀국해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면담한 직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건설현장을 찾아 근로자에게 수박을 전달하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는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롯데가 사명감을 가지고 짓는 곳"이라고 언급하며 자신이 롯데의 대표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사진제공=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귀국 직후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아간 것은 본격적인 세 대결을 앞두고 '최후의 담판'을 시작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이번 한 번으로 부자간의 만남이나 연락이 끊기는 것은 아니겠지만 자신의 입장을 아버지에게 설명하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인 셈이다.

하지만 5분 만에 대화가 끝났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양측 간 감정의 골은 깊은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대화를 통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 이번 회동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우선 아들로서 최선을 다한다는 명분을 쌓는 것이다. 귀국하자마자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은 것도 예의로 아버지를 모신다는 인식을 외부에 보여줄 수 있는데다 아버지와 대화를 통해 이번 일을 최대한 풀어보려고 했다는 명분도 얻을 수 있다. 귀국장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을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와 달리 "대답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한 것도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신동빈 회장이 "롯데는 한국 기업"이라며 "95%의 매출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밝힌 것도 명분 쌓기용으로 분석된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은 적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신의 손을 들어주거나 최소한 신동빈 회장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번 사태를 마무리할 수 있다면 최상의 카드가 될 수도 있다. 가족 중에서는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가 신동빈 회장을 두둔하고 있고 신 회장이 "어머니와 통화했다"고 밝힌 점도 기대를 걸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양측 간 의견차이가 커 하루 만에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해임지시서에 대해 "법적인 효력이 없는 소리"라고 재확인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영상마저 공개된 상황에서 또다시 아버지의 경영권을 부인한 셈이다.

가족들과의 역학관계도 복잡하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동주나 신동빈 모두가 바짝 약이 올라 둘이 만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동주가 한국을 아주 좋아한다. 한국적이고"라고 말해 국적논란을 빚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반대로 신동빈 회장에 대해서는 썩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셈이다.

결국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시작한 가족들과의 담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법정소송 등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전부터 가신들이 "소송으로 가면 자신 있다"고 말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여론에 대한 부담은 신동빈 회장 측도 크다. 이 때문에 극적으로 화해할 가능성이 계속 제기된다. 국민들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롯데 사태를 질타하고 있는 가운데 소송까지 가게 되면 리스크가 너무 커진다. 문제는 신동빈 회장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마음을 돌리는 데만 10여일이 걸린 만큼 짧은 시간 안에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심기를 누그러뜨릴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 두 형제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계열분리 같은 카드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그렇지 않으면 2차 '왕자의 난'도 배제할 수 없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