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특한 기부 방법들이 화제다. 유명가수가 목소리를 기부해 앨범을 제작하고 그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든지 국내 유명 헤어디자이너가 저소득층 여성들에게 미용기술을 전수하여 직업적 자립을 돕는 다든지 한층 다양해진 기부들이 사회를 밝게 한다.
이 같은 ‘재능기부’는 나누는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고 받는 사람도 불편하지 않는 상생의 미덕이 살아있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경제적 지원’에 머물러 있던 것이 ‘재능’과 ‘직업’등으로 넓혀져 기부문화 확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기업도 재능기부에 발벗고 나섰다. 메리츠화재는 복지기관에 대한 ‘위험진단’ 기부를 시작했고, 뷰티업계 아모레퍼시픽은 여성 암 환우들의 외모가꾸기를 통해 재활의지를 북돋는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네이버(NAVER)는 유명인사의 블로그를 통해 기부금을 마련하는 등 네티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기부문화의 현주소는 초라하기만 하다. 국내 기부금 규모는 GDP 대비 약 0.16%(2008년)로 미국 2.2%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며 국민의 기부참여율은 32%로 여전히 취약하다. 기업 기부금은 증가 추세에 있으나 대기업이 기부금액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불안정한 상태다.
이러한 척박한 풍토에도 불구하고 재능기부는 사회를 더 건강하고 조밀하게 하는 도움 네트워크 기능을 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강원도 농촌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녹색체험 마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에코(환경)기부’를 약속했다.
그동안 전국 12개 농촌마을을 대상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녹색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물공급이 원할하지 않은 마을은 상수도개선을, 악취가 심한 곳은 악취방지기술을 지원하고 오염된 소하천을 생태적으로 살리는 생태복원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에코기부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 대기환경, 상하수도, 자원순환, 생태복원 각 사업분야 실무자들로 구성된 에코 사회봉사단을 발족하여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뒷받침을 하고 있다.
평생 노점상을 해 모은 돈을 학교 등 사회에 아낌없이 환원한 할머니의 손도 아름답지만 이에 못지않게 환경, IT, 지식, 문화, 예술 등 직업적 전문성을 가지고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는 개인과 기업이 많아질 때 사회적 자본인 ‘신뢰’는 커져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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