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이은 외국인의 러브콜로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국내 증시가 탄력을 받으면서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나 특정 업종에 투자하는 ETF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수형 ETF와 경기민감업종 섹터형 ETF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은행ㆍ조선 업종 등에 투자하는 섹터 ETF들이 이날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은행'은 2.69% 오른 8,385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삼성자산운용의 'KODEX은행'도 2.54% 상승하며 역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두 ETF는 한국거래소에서 산출하는 'KRX은행'지수를 추종한다. 이 밖에 조선주에 투자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조선'도 0.77%오른 1만8,365원에 거래를 마쳤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밸류대형(에프앤가이드 코리아 대형주 지수 추종)'도 0.46%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지난 8월 말부터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면서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ETF 가격도 최근 두 달간 10% 넘게 올랐다.
ETF는 코스피200과 같은 지수나 한국거래소ㆍ에프앤가이드에서 산출하는 특정지수를 추종하는 일종의 패시브(passive) 펀드다. 최근 코스피지수 상승으로 대다수 업종이 오르면서 관련 ETF들도 동반 상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TF의 가장 큰 장점은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지수가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개별 종목에 잘못 투자하면 투자금을 날릴 수 있지만 ETF는 여러 종목에 나눠 투자하기 때문에 손실을 볼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ETF는 일반 펀드에 비해서도 보수가 싸다. 똑같이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평균 보수는 0.7% 수준이지만 ETF는 평균 0.1% 수준에 불과하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B자산운용의 'Kstar200' 보수는 연 0.07%에 불과하다.
펀드는 가입 이후 90일 이내에 환매하면 이익금의 70%를 수수료로 내야 하지만 ETF는 언제든지 원할 때 사고 팔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이 밖에 ETF는 매도할 때 거래세(0.3%)가 붙지 않기 때문에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연말까지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와 경기민감업종에 투자하는 섹터 ETF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것을 조언했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이사는 "2013년 연말까지 ETF를 보유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수형 ETF와 섹터 ETF에 병행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며 "TIGER 200과 같은 지수형 ETF에 60%, 조선운송 ETF에 20%, 철강소재 ETF에 20%의 비율로 분산 투자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환 삼성자산운용은 ETF운용팀장도 "이머징 국가 중에서 한국의 펀더멘털이 가장 좋기 때문에 당분간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경기 회복 국면임을 고려할 때 경기민감업종의 섹터 ETF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경기민감업종인 에너지화학ㆍ자동차ㆍ조선 섹터 ETF를 추천했다.
KB자산운용은 국내 주식과 채권에 동시 투자할 수 있는 혼합형 ETF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주식형 ETF에만 투자하면 변동성이 커지는데 혼합형 ETF는 채권의 안정적인 수익에 더해 주식으로 추가 수익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자산운용은 17일 'KStar 주식혼합 ETF' 및 'KStar 채권혼합 ETF'를 상장한다. 혼합비율은 주식혼합 ETF가 주식 70%, 채권 30%며 채권혼합 ETF가 주식 30%, 채권 70%다. 1좌당 가격이 각각 3만원, 5만원으로 소액으로 국내 주식과 채권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는 셈이다.
문경석 KB자산운용 퀀트운용본부장은 "KB자산운용의 혼합형 ETF는 주식형 ETF보다 변동성이 덜하다"며 "일간리밸런싱을 통해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조절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주식ㆍ채권 간의 투자비중에 대한 고민을 덜어줄 수 있고 거래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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