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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각국 통화 가치 급락

국제투자자금 이머징마켓 탈출 심화<br>해당국 통화팔고 달러·엔화로 바꿔 환율 급등<br>원·엔 환율은 100엔당 870원선 넘어설 수도<br>"신흥시장 펀더멘털 양호 금융위기 가능성 낮아"

엔화가치 급등으로 원·엔 환율이 엿새 만에 70원 이상 오른 가운데 17일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영업부에서 한 직원이 홍콩으로 수출할 엔화 지폐를 세고 있다. /박서강기자



글로벌 시장에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거세지면서 국제투자자금의 이머징마켓 탈출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아시아 각국의 통화가치가 하락하며 미 달러나 일본 엔화에 대한 환율이 급격히 치솟고 있다. 특히 일본 엔화는 과거 몇 년간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을 계기로 달러보다 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ㆍ엔화 강세 행진=17일 아시아외환시장에서는 인도네시아ㆍ싱가포르ㆍ태국ㆍ말레이시아ㆍ호주 등 대부분의 통화가 미국 달러와 일본 엔화에 대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그동안 이머징마켓에 들어와 있던 국제투자자금이 해당 국가의 증시에서 주식 등 자산을 처분한 데 이어 해당국 통화를 팔고 달러나 엔화로 바꿔 나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싱가포르달러는 이날 미 달러화에 대해 1.5398싱가포르달러로 지난 5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호주달러 또한 대미 달러 환율이 0.7809호주달러로 2월 초순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특히 호주달러는 뉴질랜드와 함께 그동안 유입됐던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르게 청산되면서 엔화에 대해서도 뚜렷한 약세를 나타냈다. 일본 엔화 가치는 런던외환시장에서 16일 오전(현지시간) 뉴질랜드달러에 대해 80.20엔으로 98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호주달러에 대해서도 전날의 95.62엔에서 93.55엔으로 상승했다. ◇원ㆍ엔 환율 급등세 이어질 듯=전세계적인 신용경색의 여파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선 7월25일 이후 달러 대비 원화 절하율은 -3.42%(16일 현재)다. 유로화(-2.87%), 파운드(-3.63%), 뉴질랜드달러(-12.17%), 호주달러(-7.16%) 등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엔화의 절상률은 3.51%에 달한다. 전세계 주요 통화 가운데 엔화만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원화도 달러보다 엔화에 비해 더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시장의 관심은 원ㆍ엔 환율이 100엔당 790원 초반에서 불과 이틀 만에 840원 중반대로 올라서면서 어느 수준까지 상승추세를 이어갈지에 쏠리고 있다. 일단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파장이 지속되며 850원선 위로는 쉽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원ㆍ달러 환율이 950원 이상, 달러ㆍ엔 환율이 112엔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원ㆍ달러 960원, 달러ㆍ엔이 110엔대까지 떨어질 경우 원ㆍ엔은 870원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110엔대는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추가 상승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신흥시장 금융위기 가능성은 낮아=전문가들은 신흥시장의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 국가의 펀더멘털(시장 기초여건)은 결코 나쁘지 않다고 진단했다. 수년간 이들 국가는 실물 부문에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뤄왔고 국가 채무도 획기적으로 개선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브라질이나 파키스탄ㆍ인도네시아 국채는 국제자본시장에서 여전히 미국 GM의 채권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중국이나 브라질ㆍ러시아 등 신흥경제국들의 천문학적인 외환보유고도 최악의 경우 외환수지 방어의 최후 보루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발 신용위기가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구조적인 경제불안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자에서 “미국발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로 아시아ㆍ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90년대 외환위기 때처럼 해당 국가들의 무분별한 달러 차입에 따른 국가채무 과잉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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