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기공동브랜드]
입력2000-04-21 00:00:00
수정
2000.04.21 00:00:00
최수문 기자
한국 모피산업이 재도약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시기의 혹한을 지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3억달러 외화를 벌어들이는 유망수출업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국내모피의류는 세계적인 품질임에도 불구하고 진도·삼미 등의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자체상표를 사용치 못하고 외국브랜드를 도입, 많은 로얄티를 지불해 왔다.
때문에 중소모피제조업체들은 윤영근(당시 윤진패션사장)전한국모피제품공업협동조합이사장을 중심으로 공동상표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그래서 97년 7월 상표전문 제작업체인 브랜드비젼사에 공동상표 개발을 의뢰하고 동시에 윤진실업, 차일영모피 등 10개업체의 참여로 서울 강남구 서초동에 공동판매전시장을 개설했다.
중진공에서 11억2,000만원, 각회원사에서 8억8,000만원 총 20억원이 투자됐다. 이 판매장은 유통마진을 줄이고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줌으로써 모피유통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그러나 초기의 짧은 성공에 이어 시련이 다가왔다. IMF로 대다수의 참여사들이 판매부진 및 환차손등으로 도산했다.
결국 98년2월 공동브랜드를 활용해보지도 못하고 공동판매장은 운영을 중단했다. 판매장 운영중단후에야 공동브랜드 개발이 완료됐다.
98, 99년은 모피업계 최대의 불황기였다. 진도, 삼미모피를 비롯한 상위업체 대다수가 도산하거나 도산문턱까지 갔다. 현재 국내에는 완성업체 20여개, 영세 하청업체까지는 수백개의 모피제조업체가 있다.
지난해 국내시장규모는 약 5,000억원으로 이미 포화상태다. 결국 모피업계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수출뿐이다. 한국모피제품공업협동조합이 설립되었을 87년 당시에는 2억8,0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었다. 그러나 지난해 수출은 3,500만달러에 불과했다.
IMF이후 거의 사라질 뻔했던 공동브랜드 비잔느(BIZANNE)가 살아난 것은 중소업체들의 절박한 필요성 때문이었다. 도산 등으로 인해 과거 자체상표로는 엄중한 현실을 극복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다시 조합이 중심에 서고 동신실업(대표임동환·林東煥)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협동조합은 마땅한 브랜드가 없는 중소회원사를 묶어 다시 공동브랜드를 통해 공동생산·판매를 추진했다. 현재는 「카프리쵸(CAPRICHO)」라는 상표로 판매중이지만 앞으로는 공동브랜드 「비잔느」로 점차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그외 몇몇 업체와도 협의중이다. 조만간 예전보다 더 많은 10여개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공동브랜드로 판매할 공동판매장 역시 계획중이다. 그때쯤이면 정부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협동조합의 생각이다.
협동조합 및 모피업계는 6월에 개최되는 「제1회서울국제모피전(KOFUR 2000)」에 큰 기대를 걸고있다. 이박람회는 국내최초의 세계적 모피박람회로 해외 20개업체를 비롯, 50여개업체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협동조합과 동신실업은 이 박람회에 공동브랜드 「비잔느」를 공식 데뷔시킬 예정이다. 이박람회를 계기로 모피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공동브랜드에 대한 판매 극대화를 도모하겠다는 복안이다.
■인터뷰-安明濩 한국모피제품공업협동조합 전무이사
『6월에 개최되는 제1회 서울국제모피전은 한국모피산업의 전기가 될것입니다. 내수보다는 수출로써 모피업계를 활성화시키겠습니다』
모피 공동브랜드 및 국제모피전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안명호(安明濩·66) 한국모피제품공업협동조합 전무는 『업계의 모든 역량을 수출쪽에 집중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현재 시장정체 상태인 내수보다는 앞으로 판로개척 여지가 많은 수출에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판단에서다. 수출 총력을 위해 조합도 체제정비를 통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87년에 설립된 협동조합은 현재 제조업체와 딜러를 포함, 회원사가 58개사에 달한다. 현재 회원사의 15%가량이 폐업중으로 업계 전체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공동브랜드에 대한 그의 신념은 확고하다. 한국 모피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정한 경쟁이 필요하고 특히 영세 중소업체가 국내외 대형업체와 맞서기 위해서는 힘을 한데 묶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서울국제모피전은 모피산업을 활성화하는 전기일 뿐만 아니라 우·불량 업체를 정리하는 계기도 될 것입니다』
安전무는 『엄격한 기준으로 공동브랜드를 부착하도록 하고 당분간은 로얄티를 받지않고 공동브랜드가 정착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모든 역량을 서울국제모피전에 쏟아 부을 각오가 되있다』고 말했다. 공동브랜드가 제궤도에 오르면 공동판매장을 개설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安전무는 54년 서울사범대를 졸업, 한때는 교편을 잡기도 했다. 81~85년까지 협진양행 부사장으로 근무한 후 86년부터 모피협동조합에서 일하고 있다. 87년의 조합설립과 97년 공동브랜드 작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02)3661-0494
최수문기자CHSM@SED.CO.KR
입력시간 2000/04/21 19:01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