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위기로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들의 직접투자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금융ㆍ보험업종의 투자가 줄어든 것이나 미국의 투자감소, 1억달러 이상 대형 투자 위축, 인수합병(M&A)형 투자 급감 등은 모두 금융위기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2일 3ㆍ4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신고 기준으로 28억7,000만달러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29억5,000만달러)보다 2.6% 감소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 FDI가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것은 지난해 2ㆍ4분기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금융위기로 인해 3ㆍ4분기 FDI의 형태는 전체 투자규모 감소 외에 이전과는 달리 여러 특징이 나타났다. 먼저 금융ㆍ보험업종의 FDI는 29.2%나 급감하면서 최근 금융불안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투자가 줄면서 상반기 40.8%에 이르던 금융ㆍ보험업의 FDI 비중이 3ㆍ4분기에는 18.4%로 낮아졌다. 지역별로는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의 투자가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상반기 미국의 우리나라 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100.4% 증가했지만 3ㆍ4분기에는 2억5,300만달러로 56.9%나 감소했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의 FDI가 각각 25.6%, 9.3% 증가한 2억3,900만달러와 14억4,200만달러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투자 형태에서도 새로운 기업을 설립하거나 기존 설비를 늘리는 이른바 ‘그린필드형 투자’는 4.0% 증가한 19억1,000만달러로 집계된 반면 기존 기업을 M&A하는 형식의 투자는 13.7% 급감한 9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이와 함께 불확실한 투자환경으로 인해 1억달러 이상의 대형 투자는 13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2% 감소했다. FDI의 부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경부는 “투자가들이 불확실한 투자환경을 감안해 투자규모도 줄이는 분위기”라며 “세계경제가 미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고 있어 투자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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