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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1월 24일] 은행 상품 홍보 '눈 가리고 아웅'

'보통예금 평균잔액 월 200만원, 정기예금 600만원, 신용ㆍ체크 카드 월 150만원 이용, 급여계좌 및 자동이체 필수' SC제일은행이 '두드림 팩'의 월급 세트에서 최고 우대한도인 0.5%포인트의 금리우대를 받기 위한 예시로 내놓은 것이다. SC제일은행은 금융상품 조합을 만들어 동시 가입하면 금리혜택을 주고 있다. 하지만 조건만 보면 직장인을 위한 것인지 전문고소득층을 위한 것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최고 우대기준이지만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보통예금 평잔 200만원을 맞추면서 카드 지출도 150만원 이상 해야 하니 연봉은 상당 수준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은행이 고객에게 상당한 혜택을 주는 양 홍보하는 상품들이 알고 보면 '눈 가리고 아웅'인 경우가 상당하다. 사실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다. 은행의 혜택 부풀리기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 같은 일이 반복되면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최근 업계 최고수준 금리라며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은 HSBC은행도 마찬가지다. 3개월 만기에 연 4.5%를 제공하지만 단서가 있다. 예금실적이 1억원 이상인 프리미엄 고객만 가입할 수 있다. 예금만 1억원 이상 갖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생각하면 입맛이 씁쓸해진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무료 상해보험 서비스를 하겠다고 23일 밝힌 기업은행도 그렇다. 물론 외국인 노동자에게 보험 서비스를 해주겠다는 의도는 높이 살 만하다. 하지만 기준이 너무 높다. 기업은행은 1,000달러 이상 송금자에게만 혜택을 준다. 이날 오후 현재 기업은행에서 1,000달러를 송금하려면 수수료 1만8,000원을 더해 총 118만5,000원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중소기업 309개를 조사한 결과 외국인 노동자의 평균 급여는 월 137만2,000원에 불과했다. 상당수의 외국인 근로자가 최저임금(90만4,000원) 수준에서 돈을 받는다고 생각해볼 때 보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은행은 더 현실성 있게 상품혜택을 구성하고 이를 알릴 필요가 있다. 은행의 생명은 '신뢰'다. 남들보다 높은 금리와 혜택만 내세울 게 아니라 얼마나 속이 꽉 차 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고객은 '바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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