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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증시] (2) 무너지는 코스닥

[위기의 증시] (2) 무너지는 코스닥수급악화·값왜곡…'예견된 침몰' 코스닥지수 100선 붕괴는 사실 예견되던 상황이었다. 주도주였던 인터넷 등 성장주의 거품 제거, 막대한 신규공급·증자에 따른 수급구조 악화, 기관·외국인 이탈에 따른 매수주체 부재 등 온갖 악재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승 모멘텀을 찾을 수 없던 시장에 개인투자자의 투매가 일시에 쏟아지며 지수가 급락했다. 여기에다 투신권 고수익펀드에 대한 공모주 우선배정으로 발행시장의 가격결정이 왜곡되는 등의 제도적 문제점도 시장악화를 이끈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 펀드는 신규 등록기업의 악성매물을 초래해 수급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기관, 특히 투신권이 연 5일째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지만 최근 신규등록 물량 부재로 차익매물이 없어서일 뿐 추세적인 매수로 보기는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더욱이 최근 잇단 주가조작 사건과 같은 시장의 후진성도 주가상승을 가로막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수급이 무너지고 투자심리가 최악의 상태로 냉각돼 바닥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진단한다. 8일 코스닥지수는 100포인트선을 간신히 회복했지만 시장에 구조적인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에 언제든 추가하락의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코스닥 붕괴의 첫번째 이유는 그동안 과대 포장됐던 성장주의 주가하락이다. 이근상 현대증권 과장은 『고점 대비 주가가 80% 이상 빠졌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인터넷주 등 성장주들이 고평가돼 있다』며 『이들 기업의 거품이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할 기관과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 기관은 올들어 2조2,535억원을 순매도했고 창업투자회사를 위시한 기타법인도 무려 2조4,445억원을 순수하게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1조4,26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최근 매매비중을 줄이며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고 매수종목도 극히 일부에 국한돼 있다. 개인투자자가 3조3,157억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의 마지막 보루로 남아 있지만 하향추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반면 올들어 공급물량은 꾸준히 늘어 신규등록 11조원을 포함, 증자물량까지 합치면 16조원이 추가로 유입돼 시장 수급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수급상황도 문제지만 왜곡된 발행시장 구조, 시장감시 미비에 따른 잇단 주가조작 사건과 같은 후진성을 개선해야 코스닥시장이 상승 모멘텀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하이일드펀드 등 고수익펀드에 공모주 우선배정권을 부여함으로써 코스닥 등록 이전인 발행시장에서부터 가격결정 기능이 와해되고 있는 것을 시급히 시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왜곡된 발행시장 구조로 말미암아 신규등록기업 등록 직후 악성매물이 쏟아져 유통시장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당국이 대주주 매각제한 강화, 대기업 등록제한 등의 수급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별다른 반응이 없다. 전문가들은 외견상의 수급대책도 중요하지만 코스닥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코스닥시장의 거래투명성을 강화하고 부실기업은 엄격히 퇴출시키는 등 시스템을 선진화하고 동시에 기관의 수요를 진작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병관기자COMEON@SED.CO.KR 입력시간 2000/09/08 16:4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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