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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재활용 부진
입력2002-04-03 00:00:00
수정
2002.04.03 00:00:00
상권형성 안돼 유휴시설 대부분 '낮잠'수도권 국제공항이 김포에서 인천으로 이전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김포공항 내 여유시설과 부지를 '재활용'하는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정부는 이 곳을 국내선과 연계한 쇼핑ㆍ복합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으나 아직 상권이 형성되지 않아 상당수의 시설을 놀리고 있다.
여기에다 공항 부지의 80% 이상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시설의 증ㆍ개축도 어려워 재활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
◇1년 이상 시설활용 미흡
국제선이 지난해 3월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전하면서 김포공항은 실질적으로 국내용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300만여평 공항시설의 상당 부분이 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까지는 옛 국제선 2청사에 도심공항터미널이 들어서 인천공항 이용객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정도다.
2청사에 할인점과 예식장 등을 올해 6월까지 유치한다는 계획도 오는 9~11월께로 유보된 상태다. 스포츠의류와 토산품전문점 유치도 삐걱거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관계자는 "1년이 넘도록 이렇게 많은 시설을 놀리는 게 이해가 안된다"며 "만약 민간이 재활용을 추진했다면 속도가 붙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한성 한국공항공사 공항개발팀장은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데다 과거 국제선이 철수한 뒤 상업시설을 유치한 일본과 타이완ㆍ말레이시아 등의 공항을 벤치마킹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밝혔다.
◇장밋빛 청사진
공항공사측은 지난 2000년 교통개발연구원 등의 용역결과를 토대로 옛 국내선 자리에 9월 E마트를 입주시키고(1만평) 공항공사 건물 6층 전망대에 '스카이카페'를 다음달 중 선정하기로 했다.
옛 국제선 2청사에는 9월에 예식장과 연회장(2,000평)을, 11월에는 영화관(2,500평)과 부대시설을 갖추기로 했다.
나머지 2청사 공간에는 용도를 제한하지 않고 민자를 끌어들이기로 했다. 옛 국제선 화물청사 건너편에는 골프연습장(6,000평)을 만들기로 하고 3일까지 입찰등록을 받았다.
이어 2단계로 국제선 앞 녹지와 주차장은 5만9,000평의 테마파크와 엔터테인먼트 쇼핑몰, 호텔 등 위락시설을 만들어 명소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공항 외곽 지역의 가옥을 이주시키고 골프장과 위락시설 등을 꾸밀 방침이다. 3단계로는 공항 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염용범 공항공사 사업개발팀장은 "김포공항은 교통중심지로 도로가 사통팔달로 연결돼 있고 김포공항에서 서울 반포간 지하철 9호선도 2007년 개통하는 등 접근성이 용이하다"며 "상권이 활발히 형성돼 서울의 명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제 산적
입주업체의 임대기간(3년, 1회 재계약 가능)에서 제약이 큰 한국공항공단 체제가 공사로 바뀐 게 겨우 지난달이다.
전문가들은 김포공항의 재활용 방안이 효율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상권을 조기에 형성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 사업자에 대한 메리트를 확실히 제공하는 등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옛 국제2청사의 절반 이상이 국제선 예비공간으로 묶인 것도 문제다.
또한 공항의 84%가 그린벨트로 돼 있어 건물안 리모델링은 되지만 증ㆍ개축이 안되는 문제도 풀어야 한다. 건설교통부와 서울시ㆍ공항공사간 유기적인 협조체계도 필수적이다.
안건혁 서울대 교수는 "김포공항은 주차장이 넓고 교통여건이 좋아 큰 상권이 형성될 잠재력이 크다"며 "씨줄과 날줄을 잘 엮어 수익을 남기는 게 과제"라고 조언했다.
고광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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