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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발레무대 "풍년일세"
입력2000-08-28 00:00:00
수정
2000.08.28 00:00:00
문성진 기자
초가을 발레무대 "풍년일세"국립 '로미오와 줄리엣' 유니버설 '돈키호테' 등 줄이어
올 가을 국내 발레무대에 풍년이 왔다. 9월 한 달 동안 다섯 곳에서 발레 무대가 서고, 국립발레단·유니버설발레단·서울발레시어터·광주시립무용단·조승미발레단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발레단이 일제히 춤판을 벌인다.
이중 우선 오랜 맞수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선의의 경쟁에 눈길이 간다. 국립발레단은 파격적인 현대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유니버설발레단은 희극적 고전발레 「돈키호테」로 관객몰이에 나선다.
여기에 국립·유니버설·서울발레시어터·광주시립무용단이 함께 꾸미는 「발레축제 2000」이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한 한국발레의 위상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조승미발레단은 창단 20주년을 맞아 지방순회 공연을 갖는다. 이렇게 넉넉하고 풍성한 춤판, 발레 애호인들에게는 행복한 가을이다.
◇국립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발레단이 9월 1~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기존의 고전발레를 파격적으로 뒤바꿔버린 현대발레다. 안무자는 몬테카를로발레단의 예술감독인 프랑스 출신 장 크리스토프 마이오, 지난 96년 초연됐었다.
마이오가 안무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고전발레를 근간으로 했던 발란신 안무의 원작과 크게 다르다. 우선 원작에서는 등장인물의 감정묘사에 마임이 많이 사용된 반면, 마이오의 안무는 대부분의 몸동작을 춤으로 대체했다.
주인공 로미오와 줄리엣이 열정적인 인물로 표현된 점도 마이오 안무의 특색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격정적인 2인무에 뜨거운 키스 장면.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창작한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맛볼 수 있는 것들이다.
마이오 안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이번 공연에 세계최고 수준의 모나코 몬테카를로발레단의 전문 스탭 6명이 내한, 안무에서부터 무대 의상 조명까지 공연 전반을 꾸린다. 여기에 안무는 마이오 대신 몬테카를로발레단의 조안무자 조반나 로렌조니가 맡는다.
국립발레단의 무대에서 빼놓을수 없는 것은 역시 쟁쟁한 출연진.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활약하다가 최근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정식단원이 된 발레리노 김용걸과 그의 오랜 커플인 발레리나 김지영이 짝을 이뤄 로미오와 줄리엣을 열연하고, 국립발레단의 간판스타인 이원국-김주원도 김용걸-김지영과 번갈아 주인공 역을 맡는다.
금 오후7시30분, 토 오후3시30분·7시30분, 일 3시30분, 1588-7890.
◇유니버설발레단 「돈키호테」= 돈키호테. 용감한 기사의 무용담에 도취된 나머지 자기 자신을 기사라고 믿고, 꿈 속에서 만난 여인을 세상의 위험으로부터 구해내겠다며 길을 떠난다. 황당무계하지만 용기있는 사나이 「돈키호테」를 발레작품으로 만나보자.
유니버설발레단은 오는 9월 17~19일 희극발레 「돈키호테」를 리틀엔젤스예술회관 무대에 올린다. 「백조의 호수」가 비극 고전발레의 대표작이라면, 「돈키호테」는 유쾌하고 경쾌한 희극발레의 전형을 보여준다.
경쾌한 「밍쿠스」 음악에 스페인 풍의 화려한 춤이 특징인 이 작품은 1997년 국내 초연 때 화제를 모으면서 그해 무용평론가들에 의해 「올해 최고의 발레」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에 공연될 「돈키호테」는 키로프 버전. 작품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키로프 전속 무대디자이너 포포프가 전격 투입됐다. 포포프가 살려낼 무대 분위기는 중세풍. 포포프는 배경막 전장 6장, 아치 세트 16장, 구조물 세트 57개, 기타 소품 150개로 구성된 초대형 세트를 제작했다.
이로써 발레 「돈키호테」는 1분여 만에 변환되는 신속하고 놀랍도록 빠른 장면전환을 과시하면서 객석에 생기넘치는 무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공연에는 유니버설의 수석무용수 박선희·황재원·권혁구·전은선·드라고스 미할차 등이 출연하며, 선화예술학교 발레부학생 20여명이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1588-7890.
◇조승미발레단 순회공연= 조승미발레단이 창단 20주년을 맞아 문예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지방 순회공연에 나선다. 9월 2일 오후7시30분 삼척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10월 17일과 20일 오후7시에 충청대학 월강기념관과 평택문화예술회관에서 무대를 올린다.
공연은 스페인의 향취가 담긴 「바르셀로나의 밤」, 고전발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카르멘」,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을 춤으로 표현한 「엘비스의 연인」 등 조승미발레단의 대표적 소품들로 꾸며진다. (02)2292-7385.
문성진기자 HNSJ@SED.CO.KR
입력시간 2000/08/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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