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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한 물건에서 건져낸 세월의 `흔적`

부산에서 태어나고 부산에 작업 스튜디오를 갖고 있는 40대 초반의 작가 이진용씨는 전시외의 일로 부산을 떠나 본 일이 없다. 그런 그가 자신의 스튜디오를 2/3의 규모로 서울로 옮겨와 서울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종로구 평창동 세줄갤러리(대표 성주영) 1,2층 전관을 자신의 작업실로 꾸몄다. 1층 가운데는 자신의 이미지를 새로 입힌 100여년 이상된 영국제 사각식탁을 놓고 한쪽 벽면으로는 1800년도 경의 축음기와 각종 세계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구입한 고책이나 자기 등의 앤틱들이 즐비하게 진열돼 있다. 다른 벽면으로는 100년도 넘어보이는 흰색 법랑접시에 가는 것으로 긁는 작업을 통해 `E` `S`자를 그려내는 작품들이 걸려있다. 그의 작업은 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각종 물건들에 폴리코트를 입혀 화석화 시키는 것이다. 모든 물건은 시간과 함께 추억이 깃들여져 있다. 그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시간과 기억을 봉인 시키는 것이다. 그는 각각의 오브제를 가지고 시간에 근거한 서사시를 쓰고 있어 `오브제로 엮는 기억의 서사시`라 한다. 그런 그가 이번 전시에서는 약간의 변화를 가졌다. 자신의 직접 그린 회화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16년만에 처음으로 붓으로 그려 완성했다. "어느날 갑자기 일상적인 회화를 그리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였는데, 아마도 내안의 여러 자아 중의 하나가 나를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이진용씨는 화랑가에서 서로 기획전시를 하려고 모시는 작가로 유명하고 특히 해외 각종 아트페어나 그룹전을 빈번하게 갖는 국내 보기드문 작가로 소문나 있다. 특히 그는 수백명의 주부나 연예인 후원을 거느리고있는 인기작가다. 올해로 박여숙화랑과 10년간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상태. 메이저 일부 화랑에서는 그를 데려가려고 각종 조건을 내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용씨는 "오랫동안 동반자라는 생각으로 일해왔는데 금방 마음을 바꿔 전시를 하겠습니까"면서 "이번 전시회는 세줄갤러리 전속 기획자 이경호(미디어아트작가)씨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으로 두달 동안 열심히 하다가 철수해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무엇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보다 노동을 통한 움직임으로 새로운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관객들이 보고 즐기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전시를 둘러본 많은 사람들은 사각식탁에서 이 작가가 직접 끌여준 차한잔을 마시고 얘기하는 이색경험을 갖는다. 이진용씨는 국내보다 해외서 더욱 잘 알려진 작가다. 그는 지난해 독일의 ?른아트페어에 참가해 100점의 작품을 들고 가 다 팔았다. 가격도 한국에서보다 10~20% 더 비싸다. 누구보다 많은 세계 아트페어를 다니고 있는 그는 1년의 두달 이상을 자신의 스튜디오를 갖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작업을 한다. 미국에는 자신의 매니저도 있다. 그는 "그림만 그려온 지 올해로 꼭 30년이 됐고 해외진출도 10년이 됩니다. 해외 아트페어 첫 진출 때 13점을 갖고 갔는데, 8점을 팔았습니다. 그때 그돈으로 뉴욕도 가고 여행도 했습니다"면서 "이때 해외시장의 자신감을 가졌씁니다. 바로 내 수입의 50%를 가져가는 조건의 미국 매니저도 만들었습니다. 그 일이 10년이 돼다보니 미국에 자연스럽게 고정 고객도 생기고 자신의 한 공간을 다 채워달라는 주문도 받았습니다."고 말했다. 세계 곳곳의 고가구점에서 구입한 앤틱에 어떤 이미지를 입히기에 그렇게 좋은 반응 을 보일까. 이작가는 "그네들이 익숙하지 않은 작품을 만나는 기쁨이 아닐까요"면서 "21세기 미술은 모든 장르가 열려있어 익숙해져있다. 그런데 나는 재료적인 방법과 다양성의 어떤 면을 드러내 보이는데 재미있어 하고 갖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전시는 11월15일까지 계속된다. (02)391-9171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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