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는 경기침체보다 자산 버블이 더 우려됩니다." 미국의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콘퍼런스보드의 게일 포슬러(사진) 위원장이 글로벌 경기부양책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자산 버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포슬러 위원장은 1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가진 연설에서 "글로벌 경기회복을 위해 세계 각국 정부가 동시다발로 추진한 경기부양책과 금융완화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아시아 지역으로 흘러들면서 주식과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자산 버블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최근 경기회복이 가시화된 아시아 지역에서는 선진국과 달리 경기침체 장기화보다 자산 버블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미국의 금융위기를 일으켰던 자산 버블이 이제 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라면서 "이 지역에서의 자산 축적과 가격 앙등에 대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장주식 가치는 지난 3월 바닥 이후 현재까지 17조달러가 추가됐다. 포슬러 위원장은 "지난해 금융위기로 급속히 진행됐던 디레버리지(부채 축소)가 차츰 사라지고 대신 레버리지가 국제금융시장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슬러 위원장은 또 앞으로의 세계 성장은 과거보다는 훨씬 그 속도가 떨어질 것이며 미국보다는 중국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의 소비가 아시아의 경제성장을 이끌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아시아의 성장은 이제 미국보다는 중국에 더 크게 의존하는 형태로 전환돼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날 아시아 경제가 'W'자 대신 'V'자형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각 국은 아시아 경제의 빠른 회복에 초점을 맞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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