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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갈라파고스경제냐 창조경제냐

김규복

갈라파고스(Galapagos)는 남미 에콰도르 해안에서 서쪽으로 960㎞ 떨어져 있는 19개의 작고 관목들로 뒤덮인 섬이다.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생물이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해왔는지를 연구하는 데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1831년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이 훗날 진화론의 토대가 되는 생태조사를 한 곳으로 유명하다. 부비새ㆍ바다사자ㆍ이구아나 등 신기한 동물과 이국적인 풍경으로 최근에는 크루즈 여행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갈라파고스 경제'라는 용어는 원래 1990년대 일본의 전자, 정보기술(IT)산업이 내수시장에만 주력해 세계시장으로부터 고립된 현상을 일컫는 표현이었다. 갈라파고스 제도가 육지로부터 고립돼 고유한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과 유사하다고 해서 생성된 것이다. 요즘은 기술과 서비스가 세계시장의 요구와 국제 표준을 맞추지 못하면 세계시장은 물론 내수시장마저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요즘 새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 기조인 '창조경제'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창조경제는 "상상력과 창의성을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에 접목해 산업과 산업, 산업과 문화콘텐츠와의 융합 등을 통해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이미 전자, 컴퓨터, 인터넷ㆍ모바일통신 등 정보통신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앞선 기술력들을 융합하고 접목시켜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다져져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방한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도 "한국은 이미 톱 클래스다. 이제 선진국을 추격하는 것이 아니라 선도해야 할 위치에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창조경제의 접목을 통해 시장 확대와 신시장 발굴이 유망한 산업 중 하나가 바로 금융이다. 국내 금융 회사들은 아직 자산 규모나 금융기법에서 구미의 다국적 금융그룹들에 비해 열세이긴 하지만, 인적자원의 우수성과 IT시스템의 잠재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필자가 속해 있는 생명보험업계는 이미 중국과 베트남ㆍ태국 등 아시아시장에 진출해 영업 중이며 향후 인도ㆍ중동 등 해외시장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제 국내 금융 업계에서도 전자ㆍ 자동차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나와야 한다.

갈라파고스라는 우물 안 개구리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창조적인 혁신을 통해 세계로 뛰쳐나가야 한다. 정부 의지도 중요하다. 정부 정책은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기업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운용돼야 하며 금산분리와 같은 해묵은 이슈가 발목을 잡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독일 철학자 니체는 제자들에게 "몇 년이 흐른 뒤에도 내가 가르친 것을 붙들고 있다면 너희는 이 시대의 큰 죄인이다"라고 말하며 새로운 가치 발굴과 혁신을 강조했다. 오늘의 금융 산업을 향한 고언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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