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IMF때 中企 도운것이 지금 큰 결실"

"IMF때 中企 도운것이 지금 큰 결실" 이경재(李景載) 중소기업은행장 대담 : 金埈秀 정경부장 jskim@sed.co.kr 「술과 음식을 함께 먹는 사람은 천명이나 되지만 매우 위급하고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는 하나도 없다」는 옛말이 있다. 또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외국 속담도 있다. 기업은행은 IMF로 모두가 어렵고 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대출을 꺼려할 때 중소기업 대출을 과감하게 늘려나갔다. 지난해 외환위기가 한 고비 넘어가고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당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막대한 이익으로 돌아왔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던 기업은행은 지난 98년 1조3,500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883억원 흑자, 올해는 사상 최대인 4,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들에게 「위기때 진정 도움이 되는 은행」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은 두고두고 이익의 원천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은행은 IMF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었습니다. IMF로 모두가 어려울 때 중소기업 지원을 늘려 「위기가 올 때는 기업은행과 거래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줬습니다. 그래서 고객도 많이 늘고 이익도 많이 늘었습니다. 올해는 사상 최대인 4,000억원 가량의 흑자가 날 것으로 봅니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IR(기업홍보)도 하고 배당도 하면 주가가 많이 올라갈 겁니다.』 이경재(李景載) 기업은행장은 자신에 차 있었다. 李행장은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인터뷰 내내 밝은 표정을 지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익을 많이 낼 것으로 보입니다. 괄목할 만한 경영성과를 거두게 된 특별한 비결이 있다면. ▲남들이 안할 때 잘해야 합니다. 경기은행이 퇴출될 때 고객을 많이 흡수했습니다. 당시 기업들은 위기에 대비해 기업은행과 거래해야 좋다는 인식을 가지게 됐습니다. 덕분에 요즘은 고객이 더 많이 늘었습니다. 요즘 다른 곳에서 우리의 우량 고객들을 스카웃해 가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변두리에 가서 새로 시작하는 소기업 생계형 고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10년, 20년된 고객들도 다 그렇게 시작해서 오늘날까지 왔습니다. 그런 고객을 흡수해서 잘 가면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다른 은행들은 낮은 금리 등 좋은 조건을 내세워 스카웃을 하지만 정작 중소기업이 나빠지거나 어려워지면 조건을 금방 바꿉니다. 그래서 고객들은 금리가 조금 높더라도 기업은행을 다시 찾고 있습니다. -IMF라는 위기가 기업은행에게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IMF 이후 (중소기업들은) 퇴출은행이 많아 애를 먹었습니다. 모든 은행이 BIS 비율을 맞춘다고 거래도 안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은행에 많이 왔습니다. 지난해 6월 2조원의 특별 프로그램을 설정했다가 연말에는 2조9,000억원까지 늘렸습니다. 고객도 크게 늘어 지난 97년에 5만5,000개이던 거래기업이 지금은 10만9,000개로 두배 가량 늘었습니다. -대출이 늘수록 부실자산 관리에 더욱 힘을 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부실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부실은 다 정리했습니다. 올들어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대손상각 등을 통해 무수익여신도 1조1,791억원 줄였습니다. 지난 9월말 현재 무수익여신은 전체 여신의 3,4%인 1조210억원으로 양호한 편입니다. 그래도 무수익여신을 더 줄이기 위해 여신기능을 강화하고 사업성이 있는 업체는 과감한 지원을 통해 정상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나갈 계획입니다. 중소기업 대출은 의외로 부실이 적습니다. 외환위기 직후에 정부가 나서서 신보나 기술신보를 통해 지급보증을 서 줬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다 똑같다」는 과거의 고정관념이 깨졌습니다. 금융 구조조정과 예금보호한도 축소 등으로 우량은행과 비우량은행간의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기업은행의 차별화 전략은 어떤게 있습니까. ▲친절이 생산력이고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관료적이고 불친절하다는 평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의식변화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찾아가야 한다는 의식변화를 통해 고객과 가까와졌습니다. 다른 은행 직원들은 통폐합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이 있지만 우리 은행은 정부 은행으로서 직원들과 고객들이 모두 안전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부와 같은 신용등급을 받는 은행으로 신인도도 높아졌습니다. 고객도 크게 늘어 총 예금이 99년말의 16조2,000억원에서 지난 9월말에는 21조8,000억원으로 35% 이상 급신장했습니다. 총수신도 28조원에서 33조원으로 15% 이상 늘었습니다. -이익나는 것에 비해 주가가 낮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주가를 올리기 위한 특별한 대책을 생각하고 계십니까. ▲주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전망은 괜찮습니다. 사실 주가는 큰 추세가 먼저이지만 내년에는 좋아질 거라고 봅니다. 우선 올해 결산에서 수익이 좋아지면 소액주주에 대해 배당을 할 계획입니다. 현재 개인이 갖고 있는 지분은 400억원 정도로 큰 부담없이 배당을 할 수 있습니다. 지난 9월까지 3,2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습니다. 연말까지 4,000억원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BIS비율도 6월말 기준으로 11.11%에 달해 수익성과 안정성에서 탄탄한 위치를 구축했다고 생각됩니다. 소액주주에 대해 가급적 많이 배당을 할려고 합니다. 그러면 주가가 올라가지 않겠습니다. -국책은행이 이익을 너무 많이 내면 공익성에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어떤 기업이든 수익을 올려야 존립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업은행은 거둔 수익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이익잉여금으로 쌓입니다. 또 적립된 돈은 BIS비율도 높이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능력도 강화시켜줍니다. 수익성이 좋아져야 공익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금융 구조조정에 대한 기업은행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또 구조조정이 끝나면 대형 우량은행이 탄생해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만. ▲구조조정으로 금융흐름이나 판도가 많이 바뀔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정부 은행이기 때문에 정부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독자적인 구상보다는 정부가 필요에 의해 국책은행을 만든 만큼 정부의 정책방향에 맞춰가야 합니다. 또 특화의 목적이 다하지 않는 이상은 그대로 가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구조조정 후에는 오히려 정책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국책은행의 필요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봅니다. 기업은행 민영화 얘기는 당분간 없을 겁니다. 금융시장 전체가 안정되고 주식시장이 활발해지면 그 때 필요성을 다시 검토할 것으로 봅니다. 지금은 시기가 아니라고 봅니다. -닷컴기업 위기론이 나오는 등 벤처기업이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벤처기업을 위한 특별한 방안이 있습니까. ▲출자 등을 통해 벤처에 꾸준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금년에 1,000억원을 배정해 이미 200억원을 투자했고 200억원은 심사 중에 있습니다. 중기청에 등록된 7,000개의 벤처 중 2,500개와 거래하고 있으니까 많은 편입니다. -사실 시장에 돈은 많지만 잘 돌지 않습니다. 고리를 풀어야 돈이 돌 것 같은데 방법이 있습니까. ▲고리를 풀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금융시장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돈이 한곳으로 몰리게 하면 안되고 몰린 돈이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주식시장에서도 기관이 스스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경영방침은 어떻습니까. 자율경영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동안은 은행이 목표를 배분한 다음 이를 달성하도록 했는데 전체 목표를 없애고 점포별로 목표를 세우도록 했습니다. 지점장이 스스로 설정해서 알아서 하도록 했습니다. 또 성과급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5개년 계획을 세웠습니다. 5년 후에 자산 80조원, 수익은 9,000억원 수준으로 올릴 계획입니다. 실천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정리=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사진=김동호기자입력시간 2000/10/15 16:37 ◀ 이전화면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