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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감면 카드 무용지물

수혜 대상 적고 집값 떨어져 차익 언감생심<br>수도권 27%만 매매가>분양가<br>세율 낮춰 다주택자 유인해야


서울 강남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 2009년 경남 거제시 양정동에서 공급된 전용114㎡ 아파트를 2억3,600만원에 분양 받았다. 2010년 말로 예정됐던 거가대교가 개통하면 거제지역의 집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고 투자한 것. 실제 집값은 꾸준히 올라 현재 3억3,500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2009년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4년여 만에 집값이 42%나 뛰었지만 김씨는 지금 이 주택을 팔더라도 양도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는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지자 정부가 2009년 2ㆍ12대책을 통해 신축주택(미분양 포함)에 대해 1년간 양도세를 한시 감면해줬기 때문이다.

김씨의 사례는 특별한 경우다. 2ㆍ12대책에 따라 양도세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가구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신축 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이 적용된 2009년 2월 12일부터 2010년 2월 11일까지 공급된 전국 분양 아파트 8만4,562가구 중 40%인 3만3,407가구가 분양가 대비 매매가가 더 비쌌다. 새 아파트 10가구 중 4가구만이 양도세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수도권은 분양 물량 6만3,552가구 중 가격이 오른 곳은 1만7,282가구로 단 27%에 불과했다. 수도권 분양 아파트는 평균 4억720만원에 공급돼 현재 전체 가격이 4% 정도 하락한 3억8,981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양도세 혜택과 전혀 무관하게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것.



지역별로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09년께 김포ㆍ파주ㆍ인천 영종하늘도시 등에 공급된 단지들은 양도 차익은 커녕 분양가 대비 20~30%씩 시세가 떨어진 곳이 대부분이다. 김포 장기동 G공인 관계자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에서 양도차익은 언감생심"이라며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낮은 상황이어서 양도세 감면이 별다른 유인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달 말로 취득세 감면 혜택이 끝나고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시장에서는 거래 위축과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정부의 상황 인식은 다르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감면과 신축ㆍ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 조치가 살아있는 만큼 주택시장이 급랭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 대책을 내놓지 않는 대신 취득세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취득세율의 영구인하와 함께 양도세 정상 세율도 낮춰야 부동산 시장이살아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취득세 감면이나 1가구1주택자 보유의 주택구입에 국한된 양도세 감면으로는 저가 매수세를 유인할 수는 있겠지만 다주택자까지 움직일 만한 유인책이 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양도세율은 1년 미만 보유시 양도차익의 50% 이상이고 1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 차익의 6~38%다. 이에 반해 미국은 9%이고 영국ㆍ독일ㆍ스웨덴 등은 3~5%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양도세 중과 폐지는 물론 선진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세율도 1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며 "다주택자가 움직여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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