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지난 1996년에 하이트에 빼앗긴 업계 정상을 15년 만인 올해 재탈환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 들어 월별판매에서 양사 대표브랜드인 카스와 하이트가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어 올해 말까지 가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오비가 카스의 약진을 발판으로 하이트를 제치고 업계 정상 재탈환에 성공한다면 주류업계뿐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사례를 찾기 어려운 극히 이례적인 것이어서 양사의 맥주전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주류산업협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스(후레쉬ㆍ라이트 등 토털)의 1월 판매량(수출 제외 내수기준)은 558만상자로 사상 처음으로 517만상자가 판매된 하이트(단일브랜드)를 추월했다. 2월에는 469만상자로 484만상자가 팔린 하이트에 밀렸다. 하지만 3월에는 573만상자로 564만 상자인 하이트를 다시 추월했다. 이후 4월에 544만상자로 576만상자의 하이트에 밀렸고 5월에는 662만상자로 609만상자인 하이트를 또다시 앞섰다. 올 들어 1위 자리를 두고 처음으로 엎치락뒤치락 싸우고 있지만 상대적인 우위에 올라선 것이다. 1~5월 누계기준으로도 2,806만상자로 2,750상자의 하이트를 눌렀다. '카스 후레쉬' 단일브랜드만을 기준으로 해도 1월과 5월에 각각 525만상자, 623만상자로 하이트 판매량을 제쳤다. 양사의 대표브랜드인 오비의 카스가 하이트를 앞서는 것은 1994년에 카스 출시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수입맥주 제외, 수출 모든 브랜드 포함)이 5월 현재 48%대로 하이트맥주(51%대)와의 격차가 3%포인트로 좁혀졌다. 강정숙 오비맥주 홍보실 과장은 "톡 쏘고 시원한 맛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다 회사가 카스 브랜드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어 카스의 성장 모멘텀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양대 맥주회사인 오비맥주(옛 동양맥주)와 하이트맥주(옛 조선맥주)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눈길을 끌고 있다. 1996년 선두자리를 잃은 'OB'의 동양맥주는 1999년 10월 진로로부터 신생 '카스' 맥주사업부문을 인수했고 이후 최대주주인 두산그룹은 구조조정 과정에 벨기에 맥주회사인 인베브에 회사 전체를 팔았다가 다시 2009년7월 미국계 사모펀드인 KKR로 주인이 바뀌었다. 오비맥주로의 사명 변경은 1995년에 이뤄졌다. 반면 조선맥주는 1996년 하이트가 정상을 차지한 후 1998년에 이름까지 하이트맥주로 바꿨고 2005년에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진로를 인수해 오는 9월 합병을 앞두고 있다. 하이트맥주와 한 회사가 된 진로가 만들었던 카스에 선두자리를 다시 내줄지도 모를 상황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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