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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세력 '무단 조문 방북' 남남갈등 불씨만 키운다
입력2011-12-28 17:58:02
수정
2011.12.28 17:58:02
코리아연대 황혜로 공동대표 이어<br>故 윤이상 부인 이수자씨도 조문<br>서울대 교내 김정일 분향소 파문<br>진보단체도 "남북화해 도움 안돼"
북한이 우리 정부의 제한적 조문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는 가운데 민간인의 조문방북이 이어지며 남남갈등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문논란으로 남남갈등을 부추기려고 하는 북한의 의도가 일부 세력의 돌발행동으로 먹혀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친북단체 코리아연대의 황혜로 공동 대표가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시신에 조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정부의 방북허가를 받지 않은 황 대표는 조의록에 "민족의 화해와 단합, 조국의 통일을 위하여 헌신하신 김정일 국방위원장님의 명복을 삼가 비옵니다"라고 썼다. 프랑스에 거주 중인 황 대표는 연세대 재학 중이던 지난 1999년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대표로 '8ㆍ15 범민족 통일대축전' 참가를 위해 입북했다 징역형을 받았다.
대검찰청 공안부는 황 대표가 정부의 허가 없이 북한에 들어간 것이 국가보안법상 잠입ㆍ탈출죄에 해당하고 경우에 따라 찬양ㆍ고무죄도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독일 국적인 음악가 고 윤이상의 부인 이수자씨도 전일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 조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독 음악가로 1995년 숨진 윤이상은 독일 유학생 오길남ㆍ신숙자씨 내외가 북한 공작원에게 포섭돼 월북하는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북한에 억류된 신씨 모녀의 생환을 위해 '통영의 딸' 구출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앞서 26일 서울대에서는 교내 학생회관 1층 식당 앞에 김 위원장 분향소를 설치했다가 학교 당국이 10여 분만에 철거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분향소를 설치한 박모씨를 조만간 소환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일부 세력들의 돌출행동을 이용해 북한은 민간조문을 불허한 우리 정부를 격하게 비난하며 남남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특히 방북 조문을 한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는 극진한 대접을 하는 한편 정부ㆍ민간 차원의 조문을 금지한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인륜에 칼질하는 대결적 망동"등의 표현으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문과 관련 남남갈등에 대해 진보세력 내에서도 남북화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뉴욕의 유엔 북한 주재 대표부를 찾아 조문한 문익환 목사의 동생 문동환 목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좀더 큰 틀에서 과감하게 결정을 못 내리는 게 아쉽다. 하지만 (진보단체가) 김정일 제단을 만들고 그러는 것은 뜻은 알겠지만 남북화해에 큰 도움은 안 될 것 같다. '조문을 하도록 평양에 가도록 해달라'는 탄원서를 내는 정도는 몰라도. 정부가 이만큼이라도 한 것도 상당한 변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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