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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정부 2년] 환란터널 지나 선진경제 진입 '발판'

이 시기는 국민들에게 고난의 시기로 기억됐다. 외환위기로 경제는 무너지고 기업 부도가 잇따라 사상 초유의 실업난을 경험했다. 빚으로 노숙자가 속출하는 한켠에서 금리 생활자들은 고금리를 만끽했다. 어둠의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은 듯했다.이제 상황이 변했다. 경제는 회복되고 물가와 금리는 안정적이며 경상수지는 흑자가 예상된다. 세계 어느 나라도 해내지 못했던 외환 위기 조기 극복을 이루었다. 국민의 정부 2년의 성적을 A로 줄 만하다. 그렇다고 3년 후 졸업 성적표까지 A라는 것은 아니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기 때문이다. 격화되는 세계 경제전쟁의 격랑에 표류하지 않기 위해서는 경제 체질 강화가 시급하다.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 장관이 올해를 「선택의 기로」라고 평가했듯 올해 경제의 운용은 선진 경제 진입을 가름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앞으로가 문제다=李장관은 『지난 2년은 위기 극복이라는 외길을 걸으면 됐기 때문에 오히려 쉬웠다』면서 『앞으로가 더 복잡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동안 험한 해협을 벗어나야 한다는 분명한 좌표가 있었던 반면 앞으로는 망망대해에서 길을 찾아 전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훌륭한 성과를 이루었지만 체질 강화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시장 경제가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대내외 여건은 우리 경제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먼저 대외 여건에서 세계 경제가 지난해보다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유가 급등과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은 주요 도전이 되고 있다. 국내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산 기름값은 지난해 배럴당 15달러 안팎에서 지난 1월 24~25달러 수준으로 10달러 가량 올랐다. 이같은 유가 인상은 무역수지를 월 9억~10억달러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버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연방준비이사회(FRB)가 잇따라 금리 인상에 나서 미국 증시의 폭락이 우려되고 있다. 증시 폭락은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수출의 큰 몫을 미국에 의존하는 국내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다. 대내적으로는 경제 성장에 따른 물가 상승 기대 심리와 구조조정에 대한 피로증후군이 머리를 쳐들고 있다. 지난해 상장기업들이 사상 최대인 10조원 가량의 이익을 낸 것이 기업 경쟁력 강화 때문이라기 보다는 금리와 환율 요인에 의한 것인 만큼 인플레이션 심리와 구조조정 이완은 우리 경제를 과거의 상태로 회귀시킬 수 있다. ◇경제 안정이 최우선이다=안정적 경제 성장 기반을 갖추기 위해서는 올해 경제가 안정돼야 한다. 경제가 성장하면 물가는 오른다는 과거 관행이 되풀이되면 경제 선진화는 공염불이 될 수 밖에 없다. 정부도 정책의 최우선순위를 물가안정에 두고 있다. 李장관은 『과거 1·4분기 물가상승률이 한해의 50%를 초과했다』면서 『올해도 물가가 1월 0.2% 오른데 이어 2월 0.3%, 3월 0.6~0.7% 상승이 예상돼 1·4분기 1.0~2.3% 인상 수준에서 안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전망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경제 주체의 협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쉽지 않은 과제다. 정부는 올 임금을 생산성 향상 범위내 인상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나 노동계는 13.2~15.2% 인상을 바래 갈등이 예상된다. 구조조정도 그동안의 법과 제도적 틀 마련에서 시장 시스템에 의해 작동되도록 변화돼야 한다. 최근 전경련이 정부의 정책에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어 기업들이 정부의 구조조정 시스템을 적극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이밖에 사회적 통합을 이루기 위한 소득분배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는 생산적 복지를 내세우며 일을 통한 복지 향상을 주장하고 있으나 정책 집행에 있어서는 생산은 간데 없고 복지만 난무하는 경우가 많아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 ◇디지털 경제를 갖춰야 한다=경제의 안정적 운용 못지 않게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 적응해야 한다. 『인터넷을 모르는 기업은 망한다』는 잭 웰치 GE회장의 언급처럼 기업들이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국민들이 디지털 경제에 생존할 할 수 있도록 기본 교육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국내 교육은 믿을 수준이 못된다. 초등학교 학생마저 학교에서는 딴 짓하고 학원에서 공부하는 공교육 현실을 볼 때 우리의 디지털 경제 진입은 까마득하다. 디지털 경제에는 인적 자본이 곧 경쟁력이므로 이같은 교육 시스템이 지속되는 한 우리는 만년 후진국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정재홍기자JJ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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