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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삶 그리고] 노시백 아성프라텍 사장

"원가절감·국산화에 최선…탄탄한 車부품사 기반 마련"<br>한때 회사정리 위기… 노조·은행 도움으로 재기<br>"5~10년 뒤에도 살아남으려 개성공단 진출 추진"



“완성차 업체간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가절감은 부품 제조업체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자 숙명입니다. 수입에 의존하던 자동차부품을 국산화하고 정보기술(IT) 사업에 진출하는 등 지속적으로 ‘블루 오션’을 개척, 5년 안에 경상이익률 6~7% 수준의 탄탄한 회사로 발돋움시킬 겁니다.” 플라스틱 재질의 각종 자동차부품과 이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금형(거푸집)을 생산하는 아성프라텍의 노시백(60) 사장은 “삼성광주전자에 에어컨용 플라스틱 사출물을 납품했었는데 채산성이 나빠 지난해 거래를 중단, 2005년 397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349억원으로 줄었지만 올해에는 자동차부품 납품 증가로 428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철학과(69학번)를 졸업한 노 사장은 첫 직장으로 대기업을 선택했지만 신원 문제로 한직에 배치되자 사표를 냈다. 이후 9년여 동안 일양약품에서 의약품 영업ㆍ기획업무를 하던 그는 ‘아이들(1남1녀)의 미래를 위해 사업을 배워 돈을 벌자’는 생각에 큰 자형(고 고재기 사장)이 창업한 아성전기에 취직했다. 3년간 플라스틱 사출 일을 배운 그는 81년 우성프라스틱을 설립, 선경마그네틱ㆍ새한미디어와 음반사 등에 카세트테이프 케이스를 납품해 연 매출 10억원에 2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올리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독립했던 그가 경영자로 아성전기에 컴백한 것은 84년 큰 자형이 낚시를 갔다가 실족사하면서. 의사인 조카 대신 경영을 맡게 된 그는 우성프라스틱을 처분하고 삼성전자 협력업체 사장들을 위탁교육하던 서강대 경영회계원 비즈니스코스(1년 과정)에 다니며 시스템 경영에 눈을 떴다. “당시 아성전기는 연간 4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지만 죽어가는 회사였어요. 삼성전자ㆍ맥슨전자가 주된 고객이었는데 영업력이 신통찮아 경쟁에서 밀리고 있었죠. 고민 끝에 자동차부품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 개발인력ㆍ영업사원을 뽑고 기아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로 등록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죠.” 하지만 갑작스럽게 위기가 닥쳤다. 97년 기아차와 맥슨전자가 부도 위기에 내몰리면서 30억원 가량의 어음이 잠긴 것. 노 사장은 고심 끝에 ‘회사를 정리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노조와 은행에 밝혔다. 노조는 “급여를 20% 깎고 상여금(500%)을 반납하겠으니 회사를 살려달라. 다만 인위적인 인원감축은 말아달라”며 그를 설득했다. 기업은행도 부도를 피할 수 있게 대출을 해줬다. 노조와 은행의 도움으로 재기에 나선 노 사장은 보유 채권ㆍ골프회원권 등을 처분하고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일감이 줄자 직원들을 3개 조로 나눠 일주일씩 교대근무시키고 기계 정비, 공장 외벽 페인트칠 등을 하며 ‘해뜰 날’에 대비했다. 다행히 IMF 외환위기로 동아기업 등 기아차 협력업체들이 쓰러지면서 일감이 넘어와 가동률이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갔다. 기아차ㆍ맥슨전자가 발행한 어음도 현대자동차 등 인수업체에서 자기 어음으로 바꿔줘 숨통을 터줬다. IMF 당시 800%를 넘던 부채비율은 99년 280%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동차사업 비중이 커지면서 2000년 회사 이름도 아성프라텍으로 바꿨다. 위기를 넘긴 노 사장은 연구원들을 독려해 수입에 의존하던 부품들을 국산화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중형ㆍ중소형 자동차용 공기유량센서 하우징(Air Flow Sensor Housing) 2종을 국산화, 현대차 계열 전장부품업체인 케피코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올해 20억원, 내년 40억원의 추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아성프라텍은 최근 경기 화성시 우정읍 조암리에 4,200평의 땅을 구입했다. 그는 “이익률이 낮은 기업이 평당 350만원이 넘는 안산 반월공단 땅(3,000평)을 깔고 있을 필요가 없다”며 “적절한 시점에 반월공단 땅을 팔고 조암공장으로 이전, 부채비율과 금융비용을 낮출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 사장은 또 “5~10년 뒤에도 살아남으려면 인건비ㆍ물류비가 저렴하고 노동의 질이 우수한 개성공단에 진출하는 수밖에 없다”며 “2,000평 정도를 분양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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