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1년 전 조흥은행과의 통합에 따른 과잉 점포망을 해소하기 위해 ‘허브-스포크(Hub- Spoke)’ 전략으로 점포 재정비에 나선다. 허브-스포크는 자전거 바퀴의 중심축(Hub)에 바퀴살(Spoke)이 둘러진 것처럼 중심이 되는 지점과 여러 개의 소규모 점포들이 정해진 지역 내에서 연계된 영업을 펼치는 전략. 이는 각 스포크 점포들이 고객 응대와 은행 영업을 펼치되 영업에 필요한 후선업무는 허브 지점에서 공동으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판매 채널을 늘리면서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신한은행은 올 하반기 시범적으로 허브앤스포크 지점을 세운다는 목표로 서울 강남지역이나 경기도 파주 신도시 등 신흥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는 지역을 후보군으로 시범 실시지역을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은 시범 운영 후 단계적으로 허브지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스포크 점포에는 5~6명의 소규모 인력이 영업하며 전문인력이 필요한 대출이나 펀드판매를 할 경우 고객이 방문 날짜를 예약하면 허브 지점의 전문 직원이 정해진 날짜에 스포크 점포를 방문해 고객 상담을 진행한다. 또 허브지점과 각 스포크 점포간 인력 배치를 유연화해 스포크 점포의 직원이 교육이나 연수 등으로 자리를 비울 경우 허브지점이나 다른 스포크 점포의 직원이 임시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스포크 지점에서 근무할 수도 있다. 신한은행은 허브지점과 스포크 점포간 협업과 지원실태를 인사평가에 반영시켜 허브지점과 스포크 점포들이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을 하지 않도록 방지할 계획이다. 윤승욱 점포개발부장은 “허브-스포크 전략은 적은 비용으로 주력 지역을 공략하는 동시에 조흥은행과의 합병으로 발생한 중복지점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며 “큰 지점을 세우기 어려운 지역에 스포크 점포를 통해 효과적으로 고객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이런 전략을 세운 것은 조흥은행과의 합병으로 인한 중복지점 해소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 전산통합을 마무리한 뒤 수익성이 낮은 중복지점을 중심으로 폐쇄하고 있다. 지금까지 15개 지점을 폐쇄한 데 이어 올해 추가로 30개 지점을 더 폐쇄할 계획이다. 그러나 ‘목 좋은’ 자리에 있던 지점이 사라질 경우 경쟁은행이 입점할 우려가 있어 은행은 지점 대신 규모가 작은 미니점포를 세워 허브지점과 연계해 영업한다는 전략이다. 또 신한은행은 중복지점 폐쇄와는 별개로 올해 50개의 신규 점포를 개설할 계획이며, 이중 일부는 허브-스포크 지점으로 세울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4월 조흥은행과의 통합 후 956개였던 지점 수를 지금까지 1,021개로 확대했다. 이건범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과 신용카드ㆍ펀드판매 등은 대면상담이 중요하므로 판매망이 촘촘할수록 유리하다”며 “허브앤스포크는 시장선점을 위해 점포를 확장하면서 비용은 줄일 수 있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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