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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퇴치, 반갑기는 하지만
입력2003-07-08 00:00:00
수정
2003.07.08 00:00:00
이규진 기자
지난 3월 16일 이후 무려 114일간 계속돼온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방역비상이 7일 마침내 종료됐다. 그 동안 국내에서는 미국인 1명을 포함 3명의 사스 추정환자와 17명의 사스 의심환자가 나타났으나 모두 완치됐다.
세계 30개국에서 8,442명의 추정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812명이 사망한 것으로 볼 때 사스의 파괴력이 실로 막강했음을 알 수 있다. 세계경제 특히 동아시아 경제에 미친 타격은 엄청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사스를 퇴치했고 경제적 피해도 비교적 경미했다. 이는 오로지 방역관계자들의 신속하고 철저한 대처 덕분이었다. 그들의 노고 덕분에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방역 강국`의 이미지를 얻게 됐다.
비상 기간 중 전국 242개 보건소에서 사스 감염 위험지역 입국자 23만 명에 대한 전화 추적조사를 실시했고, 검역소에서는 항공기 5,400여대 및 탑승객 62만명, 선박 1만척과 탑승객 28만명 등 90만명에 대한 검역을 실시했다. 또 환자 접촉자 등 2,200명이 자택 격리됐으며, `1339` 응급의료상담전화를 통해 3,300여건의 사스 상담이 이뤄졌다. 인력과 장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이뤄진 일이다.
그 점에서 사스방역 관계자들은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들이다. 국가를 위해서 사명감을 다해 봉사한 사람은 상응한 보답을 받아야 한다. 정부의 훈ㆍ포장 제도는 사스방역 관계자들 같은 사람들을 위한 제도다.
`사스 건강국`은 돈으로 계량할 수 없을 정도의 홍보효과를 가진다. 사스청정국가 이미지를 국가경쟁력과 연결시키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한국산 제품, 특히 각종 농수산물과 김치와 같은 가공식품 수출 및 관광객 유치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사스 퇴치 과정에서 우리는 씁쓸한 경험도 했다. 지역주민의 반발로 전담병원 지정이 무산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님비현상`은 최소한 방역정책에 관해서 만은 극복돼야 한다.
비록 사스 경보가 해제됐다고는 하나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가을에 사스를 비롯한 호흡기 전염병이 또다시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벌써부터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등 새로운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그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방심하지 말고 더욱 철저를 기하기를 당부한다. 정부는 부족한 방역인력과 장비를 확충하도록 예산상의 배려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들도 전염병 퇴치가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방역의식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이규진기자 sk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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