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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문화재 반환협상 뒷얘기

클레오파트라의 바늘, 김경임 지음, 홍익출판사 펴냄


‘한국 회화 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안견(安堅ㆍ?~?)의 ‘몽유도원도’는 어떻게 사라졌을까. 안견이 왕자 안평대군의 꿈을 내용으로 완성해 낸 이 역작은 신숙주 등 당대 최고의 문인 21명이 찬문(撰文)이 더해져 조선전기 전통문화의 절정을 이뤘다. 하지만 안평대군이 계유정난(癸酉靖難)에 휘말려 사약을 받은 뒤 그림은 홀연히 사라졌다. 그로부터 440년 뒤 1893년에 가고시마에서 그림이 나타났다. 소장자는 임진왜란에 출병한 장수의 후손이었다. 미술사학자 안휘준 박사의 저서 ‘몽유도원도’에 따르면 이후 그림은 담보로 잡히기도 했고 골동품가게에 팔리기도 했으며 1950년대 초 덴리(天里)대학의 소유가 돼 아직도 이곳에 보관 중이다. 전쟁과 강점의 부산물인 약탈문화재들은 하나같이 이처럼 안타까운 사연들을 품고 있다. 책 제목은 이집트에 1,000년 이상 우뚝 서 있던 오벨레스크의 별칭이다. 기원전 10년경 로마의 아우구스트 황제가 이집트 정복을 기념해 통째 뽑아 알렉산드리아에 1,900년간 세워 두었다. 한 쌍인 것이 지금은 런던과 뉴욕에 나뉘어있다. 저자는 외무고시 첫 여성합격자이자 여성 2호 대사인 김경임(61) 전 튀니지 대사다. 그는 30년간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외교통상부 문화외교국장을 거치며 문화재 반환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주요 약탈문화재와 반환 협상 이야기, 문화재 환수에 대한 각국의 입장과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해법 등이 담겨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헨더슨 컬렉션’의 비화다. 1958~1963년 주한미국대사관에서 근무한 그레고리 헨더슨은 150여점의 도자기와 불화, 불상을 거의 싹쓸이(?) 한 뒤 외교관 이삿집에 넣어 미국으로 빼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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