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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순당 "新발효기술로 4세대 막걸리 선뵐것"

'생막걸리' 열풍 주역 국순당 연구소 가보니<br>전국 700여개 업체 제품 모두 마시며 개발<br>유통기한 3배 늘려… 전국적 유통 기반 마련

국순당 연구소의 권희숙(왼쪽부터) 선임연구원과 신우창 부소장, 권이영 연구원이 시음실에서 막걸리와 전통술 등 다양한 술을 시음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찾아간 경기도 성남시 국순당 연구소. 여성 5명을 포함 연구원이 모두 15명.시음실에서는 연구원들이 막걸리와 전통술 등 각종 술을 시음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들은 생막걸리 유통기한을 종전보다 3배나 늘린 30일로 확대한'국순당 생막걸리'를 지난해 개발, 막걸리 열풍을 확산시킨 큰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연구원들이 하루에 시음하는 횟수만 정기적으로 3번. 많을 때는 하루에 10번도 넘는다. 주량이 약하면 아예 연구원으로 채용하지도 않는다. 시음 외에도 숙취 테스트와 안주 궁합성 테스트 등을 위해 직접 술을 마셔봐야 하기 때문이다. 대개 연구원들 주량은 최소 백세주 한병은 가볍게 마실 정도라고. 연구원들 가운데 둘째를 임신중인 권희숙 선임연구원은 시음용 잔에 담긴 술의 향만 맡을 뿐 술을 입에 대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술의 향만 맡아도 술맛을 족집게처럼 설명한다. 첫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10개월 동안 노력한 결과다. 권 연구원은 "첫째 아이를 임신한 동안 술의 향만 맡고 같은 술을 다른 연구원이 직접 먹어본 뒤 설명해준 맛과 일일이 비교해 본 결과 지금은 향만 맡아도 그 맛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히 달인의 경지다. 연구원들이 생 막걸리를 개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도 전국에 700개가 넘는 막걸리 제조업체의 막걸리를 일일이 모두 구해 마셔본 일이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생막걸리 유통기한을 기존 10일에서 30일로 늘릴 수 있었던 것. 즉 효모의 활성을 조절하고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는 발효제어기술을 통해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로써 그 동안 짧은 유통기한 때문에 생산지역 주변에서만 판매되던 생막걸리가 전국적으로 유통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국순당 생막걸리는 이런 특성으로 전국 시장점유율이 15%정도에 이를 만큼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신우창 연구소 부소장은 특유의 'DNA론'을 근거로 막걸리의 인기가 2010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5,000년의 역사 동안 일부 상류층을 제외한 절대 다수의 선조들이 즐겨온 술인 만큼 한국인의 DNA 유전자 속에 막걸리의 맛이 각인돼 있다는 것이다. 신 부소장은 "한국인이 와인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적어도 2년 이상 꾸준히 먹어야 하지만 막걸리는 처음 접해본 사람이라도 3~5번 정도만 마셔보면 바로 몸이 참맛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4년 전만 해도 주위의 시선 때문에 마시기 꺼려했던 막걸리가 이제 고급 식당은 물론 호텔과 골프장에서도 판매될 정도로 소비자 이미지가 크게 개선된 점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현재 발효제어기술을 적용한 3세대 막걸리에 이어 '자연이 빚은 술'을 모토로 한 4세대 막걸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막걸리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거의 물값 수준인 막걸리 가격은 연구원들에게 큰 불만이다. 생수 500ml 가격이 500~600원 정도인 반면 750ml 막걸리의 가격은 1,000원대 초반으로 별 차이가 없다. 막걸리도 생수와 같은 지하 암반수를 사용하고 여기에 쌀을 재료로 1주일간 발효하는 것을 감안하면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이다. 신 부소장은 "막걸리가 지금처럼 품질보다 가격으로 경쟁하면 품질 저하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며 "결국 제대로 된 원료에 스토리를 더한 고급 막걸리를 통해 품질경쟁을 펼쳐야 막걸리가 하나의 산업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막걸리 연구개발과 함께 전통술 복원 작업도 국순당 연구소의 주요 업무다. 지금까지 연구소에 복원한 전통술은 '소곡주', '동정춘', '쌀머루주' 등 11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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