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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현장 제언 둘

정유신 사장

고영하 회장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조차 '창조경제'의 의미를 뚜렷하게 정의내리지 못 하는 상황에서 창조경제의 한 축으로 부각되고 있는 벤처업계는 창조경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벤처업계의 네트워킹장인 고벤처포럼을 이끌고 있는 고영하 엔젤투자협회 회장은 그간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어 왔던 모방경제의 종말을 이야기하며 교육혁신과 창업 활성화에서 창조경제의 의미를 찾았다. 원론적인 해석으로 기본에 충실하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모태펀드 운용사인 한국벤처투자의 정유신 사장은 여기에 글로벌화의 중요성을 덧붙였다. 자칫 무분별한 창업 지원과 중소기업 육성에만 집중한다면 창조경제가 내수시장에서의 밥그릇 싸움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글로벌화'에 방점을 찍어야 진정한 의미의 창조경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대론 밥그릇싸움 가열… 해외시장 못나가면 필패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사장


"창업 지원해주고 중소기업 육성해주는 것이 창조경제의 본질이 아닙니다. 해외기업과 자본을 유치해 중소기업들이 선진 경영 노하우를 익히고 해외 시장에 나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핵심이죠"

정유신(사진) 한국벤처투자 사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는 세계화와 급속한 산업구조의 변화에서 기인한 승자독식구조에 따른 것"이라며 "좁은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을 무대로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성장단계에 맞는 투자 생태계 조성이 자금 차원의 멘토링이라면 매출처에 대한 멘토링 역시 정책으로 뒷받침해줘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정 사장은 "해외 매출처를 탐색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코트라 등 정책 기관들이 매출처 탐색의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며 "대기업 파이를 떼어내 중소기업에 주는 식의 내수시장 중심 중소기업 육성 보다는 해외 진출을 돕는 데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식 요즈마 펀드의 핵심도 '글로벌화'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 사장은 "현재 수준의 중소기업 육성정책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싸움, 나아가 중소기업끼리의 밥그릇싸움으로 그칠 위험이 있다"며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해외기업과 자본을 유치한 요즈마펀드의 전략을 벤치마킹해 우리 역시 해외기업과 자본을 유치해 선진 경영 노하우를 배우고 국내 기업들과의 M&A나 조인트벤처 설립을 장려해 다시 해외에 진출하도록 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업생태계에 결부되는 투자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 사장은 코넥스 시장 출범에 큰 기대를 걸었다. 정 사장은 "일각에서는 코넥스를 코스닥의 아류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코넥스는 상장시장과 비상장시장을 잇는 중간 회수 시장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코넥스는 기업에 대한 가격 지표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공하고 다양한 투자자의 벤처 투자를 늘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간 회수 시장이 발달할 경우 8~10년에 달하던 자금 회수 시기가 4~5년으로 단축되면서 회수된 자금이 다시 초기 기업으로 투자되는 선순환 투자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는 얘기다.

입시·취업 교육 확 바꾸고 대기업, 벤처 살 수 있어야
■고영하 엔젤투자협회 회장




"교육부와 대기업이 바뀌어야 창조경제가 가능합니다. 모방경제 시대의 교육시스템과 사회적책임ㆍ혁신을 잊은 대기업부터 바꾸지 않는다면 국민소득 3만불 시대는 더욱 요원합니다."

고영하(사진) 엔젤투자협회 회장은 "창조경제의 두 가지 선결조건은 창조적 교육과 창업 활성화"라며 "정치권력이 앞장서 창의성을 증발시키는 현재의 교육시스템과 기업생태계를 망가뜨리는 대기업부터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창조경제는 무엇일까. 그리고 왜 필요한 것일까. 고 회장은 "지난 50여년간 우리 경제는 남의 것을 베끼는 모방경제를 통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인력과 자본만 투입하면 성장할 수 있는 모방경제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운을 뗐다.

모방경제의 반대는 창조경제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걸 말한다. 고 회장은 "산업혁명에 성공한 영국을 제외하고 모든 나라가 모방경제로 성공했지만 10년 넘게 질척대고 있는 일본과 제2 도약에 성공한 미국ㆍ독일ㆍ스웨덴ㆍ스위스ㆍ이스라엘같은 나라들의 운명을 가른 것은 창조경제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느냐 여부"라고 꼬집었다.

고 회장은 창조경제를 위한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교육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교육을 통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아직도 한국의 아이들은 공부를 잘하면 무조건 고시공부를 하거나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창조경제 한다고 미래창조과학부를 만들 것이 아니라 교육부부터 창조 교육을 하도록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번째 선결과제인 창업활성화는 어떻게 이뤄질 수 있을까. 고 회장은 "기껏 회사를 키워놓으면 대기업에서 인내나 기술 등 핵심역량을 빼갈 것이 아니라 M&A나 투자를 통해 대기업은 성장동력을 얻고 중소기업에 마케팅ㆍ유통 역량을 제공하는 모델이 활성화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실패 이후에 재기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필수 요소로 제시했다. 창조경제의 대표사례로 꼽히는 독일ㆍ핀란드ㆍ스웨덴에서 창업이 활성화된 이유는 사업에 실패해도 탄탄한 사회안전망이 있어 재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고 회장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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