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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이 세상을 바꾼다] 8.통신물류가 뜬다

`정보통신이 아무리 발달해도 피자를 직접 배달해줄 수는 없다` 정보통신 혁명의 한계를 지적한 이 말이 점차 무색해지고 있다. 피자를 직접 배달해주지는 못하지만 정보통신이 탐색 및 거래비용,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해주면서 그 혜택이 생산자와 유통자, 소비자는 물론 경제전반에 돌아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열린 태평양경제협의회(PBEC)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존 스컬리 애플컴퓨터 전 CEO는 “향후 제조업의 경쟁력은 품질 못지않게 물류혁신이 판가름할 것”이라고 전망할 만큼 통신혁명으로 태동하는 e물류는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원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쇄용 특수필름을 연간 8,000만톤 생산해 60억~7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충북 음성군 소재 대경화학(대표 우종열)은 최근 3개월간 국내 물류 운임비만 19%를 절감했다. 운송회사의 계속된 운송비 인상요구에 물류전산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청주상공회의소 전자상거래지원센터(ECRC)의 `지방차 용차 주선서비스`를 이용한 덕분이다. 충북대 벤처 ㈜테크노정보(대표 정중재ㆍ무역학과 교수)가 개발한 이 서비스는 휴대폰 등을 통해 등록된 공차 정보와 화물운송을 의뢰하는 송화주와 화물을 받는 수화주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산업자원부는 현재 전국 35개 ECRC를 통해 이 서비스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다단계 주선 및 알선, 낮은 적재율, 기업 내외의 비효율적인 물류시스템, 물류사업의 낙후성 등으로 인해 물류비 부담이 심각한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이 서비스가 정착되면 기업들에 엄청난 비용절감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우리기업의 매출 대비 물류비 비율은 2001년 현재 11.1%로 일본(5.4%)에 비해 2배이상 높다. GDP 대비 물류비도 지난해 우리나라는 12.4%로 일본(9.6%), 미국(9.5%)에 비해 현저히 높다. 여기에다 전체 화물운송 주선업자중 95%이상이 1~2인의 영세업자로 불필요한 다단계 알선 및 정보탐색 비용, 비효율적인 시스템과 교통적체 등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까지 포함하면 그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정중재 교수는 “이 시스템이 같은 방향으로 가는 여러 송화주의 화물을 화물차 한대로 운송하는 혼적시스템으로 발전되면 물류비가 지금보다 최고 40% 이상 절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경화학은 전체 매출의 80~90%를 차지하고 있는 해외수출 물량에 대해서도 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수출물량에 대한 물류비까지 절감되면 당장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는 것은 물론이고 가격경쟁력까지 강화돼 수출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대경화학의 기대가 실현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지난 2001년 7월 시작된 한국통합물류컨소시움(KILC)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자부와 대한통운, 한진, 현대택배 등 물류기업과 원로지스, 비투로지스 등 물류전문 IT 기업 등 17개사가 참여하고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이 주관하고 있는 이 사업은 지난 6월 2차사업을 완료한 상태다. 송화주 공장의 출하에서부터 통관, 출항, 상대방 국가의 입항, 통관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글로벌 비지빌리티(Global Visibility) 서비스가 개발돼 지난 7월부터 현대택배를 통해 시범서비스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내일 도착하는 화물의 총량은 얼마나 될까, 내 화물은 어디에 있나, 납기 날짜까지 도착하지 않은 화물은 무엇인가, 운송중 장애 및 지연이 발생한 화물 정보를 신속히 받아 볼 수 없을까 등의 정보를 송ㆍ수화주, 물류회사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해서 직간접적으로 물류비를 절감해 준다. 이 시스템은 일본, 중국, 홍콩 등 아시아 8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아시아전자무역협의체(PAA)에서도 공동 사용이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다 KILC사업에서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사업인 수출입화물예약 시스템과 국제통관적합성 데이터베이스서비스 시스템이 개발ㆍ완료되고 보급되면 국내 물류환경은 그야말로 날개를 달게 된다. 물류B2C는 이미 대중화단계에 있다. 택배업체나 쿽서비스업체 직원들이 갖고 다니는 개인휴대단말기는 화물정보의 입출력, 화물 위치, 대금 결제기능까지 갖고 있다. 물류 전문가들은 “제조업 중심의 경제발전과정에서 물류산업에 대한 인식이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강력한 정보통신 기반을 갖고 있는 만큼 유통과 함께 물류 표준화ㆍ정보화ㆍ공동화 등을 달성해 나간다면 동북아 물류허브 중심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PDA는 기본… 자체시스템 본격가동 ■`e-물류` 어디까지 왔나 정보통신과 물류가 결합되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곳은 물류 전문기업들이다. 대형 물류회사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e물류`,`디지털 물류`열풍은 점차 뜨겁고 불고 있다. 대부분 기업들은 매년 정보통신부문 투자를 2배씩 늘리고 있다. 정보통신 혁명의 물결속에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올들어 대한통운, 한진택배, 현대택배 등 이른바 택배 `빅3`가 일제히 PDA로 무장했다. 이제는 중소형 택배업체들도 모두 PDA를 갖췄다. 또 최근 수년간 수십억원을 쏟아 부은 자체 시스템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대한통운은 지난 2월 실시간 화물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휴대폰 일체형 택배PDA를 업계 처음으로 도입하고 서비스에 들어갔다. 화물에 부착된 바코드만 스캔하면 실시간으로 발신자, 도착지, 품목, 이동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이 서비스에 휴대폰 문자메시지(SMS)로 화물정보를 알려주는 `택배SMS 서비스`까지 부가해 비용절감은 물론 고객만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1년 `웹트럭`이라는 사이버운송알선시스템을 도입했다. 인터넷, 휴대전화 및 차량 위치추적장치(GPS)를 갖춘 이 시스템은 화주와 트럭 운전자들에게 차량위치정보 및 운임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공차운행을 최대한 줄여 화주들의 물류비 부담을 최소화시켜 주고 있다. 한국통합물류컨소시엄(KILC)에서 글로벌 비지빌러티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는 현대택배는 최근 새로운 디지털 택배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정식가동에 들어갔다. 이 시스템에는 지난 2년간 80여명의 전담개발인원과 90억원이 투입됐다. 이 시스템은 화물추적단계를 기존 10단계에서 40단계로 세분화하고 고객에게 정확한 집배송 예정시간과 실시간 화물정보를 제공하는 등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물류전문 회사에서만 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의 국내외 물류를 전담하고 있는 토로스물류가 최근 삼성전자로지텍으로 사명을 바꾸고 아예 영업과 물류, 서비스를 통합한 디지털물류회사로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물류비 절감을 위한 공급망관리(SCM) 시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I2테크놀로지, EXE테크놀로지 등 SCM 전문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던 시장에 한국오라클, 한국NCR, SAP코리아 등이 시장진입을 본격화한 가운데 최근에는 자이오넥스, KAT시스템, 소프트파워 등 후발 토종기업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올들어 두번째 일어난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건으로 인해 물류시스템이 효율성에서 안전성으로 급선회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관련업계는 그동안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추진해온 효율적 시스템이 안전성에 밀려 투자가 줄거나 프로젝트가 지연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2차 물류대란 때 혼이 난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물류 자회사에 대한 통제와 장악력을 높여 위급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물류대란을 막기 위해서도 정보통신을 통한 물류의 효율화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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