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의 어닝(실적)시즌이 알코아ㆍ몬산토 등의 선전으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뉴욕증시는 앞으로 기업들의 실적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국가채무한도 상향을 둘러싼 대립으로 증폭되고 있는 미 거시경제의 불확실을 개선된 실적이 막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후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인 알코아는 지난해 4ㆍ4분기 순이익이 2억4,200만달러(주당 21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4ㆍ4분기 1억9,100만달러(주당 18센트)의 손실을 기록했던 데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조정순이익 역시 6센트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알코아의 실적개선에는 되살아나고 있는 중국시장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중국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알루미늄 가격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클라우스 클라인펠트 알코아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시장이 회복 중임을 명확히 알 수 있다"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를 넘더라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세계 최대 종자기업 몬산토는 2013회계연도 1ㆍ4분기(지난해 9~11월) 3억3,900만달러(주당 63센트)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의 1억2,600만달러(주당 23센트)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다. 회사 측은 라틴아메리카의 수요증가가 실적개선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미국 최대 영리대학법인인 아폴로그룹도 지난해보다 11% 감소한 1억3,35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산뜻한 어닝시즌 개막을 알리자 지난주 4.6% 급등하며 가격부담을 느끼던 뉴욕증시에 어닝이 추가 상승을 이끌어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기업의 4ㆍ4분기 주당순이익(EPS)은 전년동기보다 2.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분기 증가율인 0.1%보다 높다. 지난해 중반 이후 뚝 떨어졌던 기업들의 이익성장세가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낙관론자들은 기업들의 이익성장세가 완전히 반영되지 않아 주가가 여전히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투자자들의 어닝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질 대로 낮아져 있어 기업들의 실제 실적이 이를 넘어서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재 S&P500주가 수준은 평균 순이익의 12.9배로 역사적인 평균치 14.8배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미국주식전략가는 기업들의 이익증대가 주가상승으로 연결돼 올해 S&P500주가는 1,575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우량기업들이 올해 투자를 확대하면서 다른 업종에도 '낙수효과(ripple effect)'가 나타나 전체 평균 6%의 이익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당장 이익규모보다 글로벌 경제 흐름과 연관되는 매출의 움직임을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기업들의 비용절감 노력이 거의 한계에 다다른 만큼 추가 이익성장에는 매출증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3ㆍ4분기에 분기별로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S&P500기업의 매출이 0.8% 줄었지만 4ㆍ4분기에는 1.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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