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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李 후보검증 공방 '점입가경'

朴 전 대표 측 "내달 구체증거 공개"<br>李 전 시장 측 "전형적 치고 빠지기"<br>姜대표 "후보간 검증불가" 경고 불구 갈등 확산 조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정인봉 법률특보가 12일 국회 의사당 앞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 "3월 말까지 당 차원의 검증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면 증거들을 공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오대근기자

한나라당 유력 대선후보 검증 논란이 ‘2라운드’를 맞았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정인봉 특보가 12일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검증관련 내용 공개를 일단 유보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직접 비판 글을 올려 당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강재섭 대표는 “후보간 검증은 있을 수 없다”고 경고하고 나섰지만 정 특보는 이날 다시 기자회견을 하는 등 논란이 사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명박 파일’ 있나=검증논란은 박근혜 전 대표 측근인 유승민 의원이 지난 1월 “후보를 검증할 필요가 있으며 언론이 하지 않으면 우리가 할 수도 있다”고 말해 촉발됐다. 이후 박 캠프의 다른 핵심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내가 아는 한 특별한 ‘파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 의원 발언은 개인적인 것으로 박 전 대표도 ‘내 뜻이 아니다’고 즉각 부인하지 않았느냐”며 “검증 문제를 우리가 주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인봉 특보가 자신이 수집한 ‘이명박 파일’을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공방은 재점화 됐다. 이날 정 특보는 “3월 말께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내놓겠다”고 다짐했다. ◇치고 빠지기?=이명박 전 시장 측은 박 전 대표측이 ‘이명박 파일’이 없는데도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 전략으로 ‘이명박에게 정말 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게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전 시장 측에서는 가능한 의혹 제기는 다 나왔고 해명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그 동안 거론된 의혹은 ▦이 전 시장 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 등 가족 관련 비리 의혹 ▦ ‘에리카김’으로 불리는 여성과의 금전 문제 ▦재산 형성 과정과 숨겨놓은 재산 의혹 ▦이 전 시장의 출생지와 이름 등이다. 이 전 시장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를 다룬 월간지를 대량 구매해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차례상 선점 싸움=설 연휴를 앞두고 양측이 기 싸움에 나선 측면도 있다. 박 전 대표측 한 인사는 최근 “이번 설에서도 여론 환기가 안되면 승부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위기감이 박 캠프 인사들이 움직이게 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게 주변의 시선이다. 이 전 시장이 직접 반박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설 차례상에 ‘이명박의 분노’를 올리겠다는 의도도 다분히 읽힌다. 이 시장 측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도 “설 밥상에 올려야 할 것은 내부 분열과 혼란이 아니라 정권교체에 대한 의지”라고 주장했다. ◇검증 전망=당 경선준비위에서 검증 논의가 오갈 것으로 알려졌지만 후보 대리인간 이해가 얽혀 있고 심판 역할을 해야 하는 당의 입장도 있어 실제 준비위가 “누가 이런 흠결이 있다”고 발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당내 ‘검증 역풍’ 기류도 감지된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검증 운운하면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다가 취소하는 것은 당사자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결국 몰리는 쪽이 네거티브에 직접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있어 검증 여부를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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