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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오른다" "내린다" 공방 가열

비관론 - 中등 亞지역 수요 계속늘고 산유국 유전개발투자 '뒷전'<br>낙관론 - 고공행진 이끌던 악재 약화 투기세력 원유시장 '이탈중'

국제유가가 24일까지 3일 연속 하락하자 유가 전망을 놓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유코스 사태 등 각종 악재가 진정되면서 하락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최근의 유가 하락은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인 반락일 뿐 신규 유정(油井)개발 투자 부진 등 수급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어 고유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관론자들은 당분간 원유생산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수요는 계속 늘어 고유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은 유전 개발을 위한 투자를 게을리 해 원유생산능력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반면 중국 등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석유수요는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OPEC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OPEC회원국들이 작년에 시추하기 시작한 유전은 전년보다 6.5% 줄었다. 산유국들은 오일달러 홍수를 맞고 있지만 유전개발 투자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처럼 유전개발 투자를 게을리 하고 있는 것은 과거 유가가 급등할 때 투자를 늘렸다가 유가가 다시 하락하면서 ‘쓴 맛’을 봐야 했던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OPEC을 비롯한 산유국들이 지금 당장 유정 개발에 나선다 해도 실제 원유를 생산하려면 2년 이상이 걸린다. 따라서 OPEC이 생산 여력이 있다고 큰 소리를 쳐도 설득력은 떨어진다. 더욱이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원유수요는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산업생산 확대, 소득증대에 따른 자동차 수요 증가 등으로 원유소비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025년까지 전세계적인 연평균 석유소비 증가율은 1.9%에 그치지만 중국은 4.0%, 인도는 3.9%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인도의 경우 오는 2015년까지 석유소비량이 올해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그동안 유가의 고공행진을 이끌던 재료인 이라크의 석유수출 차질, 러시아 유코스사태, 베네수엘라 정정불안 등이 진정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지난 주말 북부 키르쿠크지역의 원유공급이 석 달 만에 재개된 데 이어 남부 터미널의 원유수출도 정상수준으로 회복됐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석유업체들이 원유생산과 수출을 늘릴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시장을 안심시킨 요인이다. IFR페거수스의 애널리스트인 팀 에번스는 "이라크 석유수출이 지난 5월 이후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고 그간 석유시장을 짓눌러 왔던 다른 악재들에 대해서도 시장 관계자들이 여유를 갖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선물회사인 레프코도 보고서에서 "유가가 50달러 공략에 실패하고 이라크의 석유수출이 증가함에 따라 유가는 방어적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을 이끈 배후로 지목되는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이 원유시장에서 발을 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유가하락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WTI 선물가격이 지난주 50달러 돌파에 실패하자 투기세력들이 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석유시장 애널리스트인 빌 오그레디는 "유가급등을 이끌던 모멘텀들이 약화된 상태에서 투기세력들이 원유시장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며 "펀더멘털상으로 큰 변화가 없다면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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