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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의 경제적 의의

80년대 미국 주식시장의 주테마는 인수합병(M&A)이었다. 당시 미국기업들은 경영능력 부족으로 내부의 자원과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인수합병함으로써 비효율을 조기에 제거하고 경쟁력을 극대화시켰다.그 대표적인 사례가 제너럴 일렉트릭(GE)사 이다. 과거 GE는 가전·발전기·송배전시설·의료장비·항공기 엔진 등 전통적 제조업 분야에 특화돼 왔다. 그러나 잭 웰치 회장 취임 이후 업계수위가 불가능한 사업부문들을 과감히 매각하는 대신 유망한 신규부문에 진출함으로써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켰다. 특히 당시 신설된 GE캐피털은 시티은행에 비견할 규모와 GE전체의 40%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는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에서 M&A가 이처럼 활발한 것은 산업 구조조정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우리도 경제위기라는 외적요인과 인수합병에 대한 인식전환으로 M&A가 기업의 유력한 생존·성장전략으로 부상하는 추세다. 경쟁력있는 사업부문이 아닌 경우 이를 과감히 처분해 경영자원을 핵심부문에 집중하려는 바람직한 현상도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렇게 M&A가 활발해질 때 우리가 명심해야 할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인수합병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동양적 인식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을 「CORORATE AMERICA」로 표현하는 것처럼 자본주의의 발전은 근본적으로 자유로운 기업활동에 기반한다. 미국에서는 기업을 창설하는 것보다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면 기업을 자유롭게 매수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한계기업에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새 경영진이 들어와 전략적 경영개선을 시도한다. 경영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기업과 경영자의 퇴출과 교체가 자유롭게 이뤄짐으로써 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호적 M&A는 물론, 적대적 M&A조차 그 역기능 못지않게 시장에 의한 경영감시라는 순기능이 존재한다. M&A가 활성화되면 기업 사냥꾼을 비롯한 외부의 감시가 일상화된다. 그러면 경영진은 효율성 및 수익성 제고에서 잠시라도 한 눈을 팔 수 없다. 둘째 M&A가 경제체질 강화에 크게 기여하려면 확고한 민간자율의 원칙이 요구된다. 지난 2년여동안에는 다급한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정부주도 사업교환의 불가피성이 인정됐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의 재무구조가 많이 건실해져 민간주도의 M&A를 위한 여건이 상당히 무르익은 상태다. 세계적으로 대형화 추세가 보편화된 금융·정보통신·인터넷기업 등을 중심으로 기업들 스스로 M&A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반대로 사업부문이 서로 분리되거나 독자운영될 때 기업가치가 증폭될 수 있는 경우에는 기업분할 및 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역시너지 효과를 추구하고 있다. 이렇게 기업들이 의지와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 가급적 자율적 시장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M&A 활성화를 위한 최선의 방책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너무 규제하면 M&A의 건전한 발전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정부가 추진하는 시장경제의 성숙과 금융 및 산업의 구조조정을 위해 자율적 M&A가 더욱 활성화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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