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일산에 사는 김모(50·여)씨는 최근 유학 중인 딸을 납치해 감금하고 있으니 몸값을 내라는 사기범의 전화를 받았다. 딸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에 김씨는 사실확인을 하지 않고 우선 600만원을 사기범이 불러준 계좌로 이체했다. 사기범의 협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지속됐고 때마침 신한은행 전화금융통신사기 모니터링팀의 한 직원은 평소 거래가 없던 계좌에 많은 액수의 돈이 거래되는 이상징후를 발견했다. 모니터링팀은 김씨에게 곧바로 연락해 정황을 파악한 뒤 유학 중인 딸의 안위를 먼저 확인하도록 하는 등 침착한 대응을 안내했다. 동시에 직원은 직접 딸에게 전화를 해 무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고객의 동의를 받아 이체금액 600만원과 계좌잔액 2,000만원의 지급을 정지해 피해를 막았다.
피해구제를 받은 김씨는 은행으로 찾아와 사례금을 놓고 갔는데 신한은행은 등록금이 없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소외계층 자녀의 등록금에 보탤 수 있도록 피해자 명의로 기부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납치와 관련한 보이스피싱은 피해자가 다급한 나머지 경황을 살피지 않고 무조건 이체하는 경향이 많다"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침착함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