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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미술과의 대화] ‘한국의 메디치’ 꿈꾼다

기업마다 예술후원 열기<BR>“문화·경제 활성화-기업가치 상승 선순환”<BR>미술전시 필두 공연예술등 지원 잇달아


중세 이탈리아의 대갑부인 메디치는 15~16세기 유럽의 경제를 한 손에 틀어쥔 은행가였지만 르네상스의 중심지인 피렌체의 예술 혼을 일으킨 후원자로 더 높은 명성을 남겼다. 20세기 자본주의의 중심지인 뉴욕의 맨해튼. 이 곳엔 거대 다국적기업들이 구겐하임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과 어깨동무를 하며 현대미술의 꽃을 화려하게 피웠다. 21세기의 대한민국. 삼성ㆍ현대차ㆍLGㆍSK 등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면서 ‘한국의 메디치’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적인 대부호들이 일관되게 미술 후원에 큰 관심을 기울여온 것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한다는 측면이 크지만 ‘기업의 미술 후원->문화예술의 활성화->경제 활성화->기업가치의 상승’이라는 선순환구조에 대한 기대도 작용하고 있다. 포스코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기업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미술ㆍ공연 등을 후원하면 지역경제가 활성화 돼 매출증대를 기대할 수 있고 결국 기업의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의 메디치’들이 뜬다= 지난해 가을 덕수궁 옆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수 백명의 보육원생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금호생명ㆍ대림산업ㆍ삼성전자ㆍ우림건설ㆍ큐앤에스ㆍ현대백화점 등 6개 기업의 사회공헌팀이 마련한 문화나눔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 이를 통해 기업들은 미술이 사회공헌 활동에 더 없이 좋은 매개역할을 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삼성ㆍ현대차 등 기업들의 미술을 통한 사회공헌의 보폭이 커지고 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의 각별한 관심 아래 리움미술관ㆍ호암미술관 등을 운영하는 등 미술문화 발전에 크게 공헌하면서 ‘한국의 메디치’로서 유감없이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삼성의 미술후원은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90년대부터 유럽 주요 박물관 등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벌여왔으며 올해는 뉴욕현대미술관(모마)의 전시에 홈시어터, DVD 등 디지털 영상 제품을 내놓고 디지털 아트 영상물 상영을 협찬했다. 롯데그룹도 미술분야에 지원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79년 오픈과 동시에 롯데화랑을 운영하면서 신진ㆍ유망작가를 연 2회 선정해 후원ㆍ전시하는 ‘창작지원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 국내 미술발전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최근 마포구 공덕동 고급아파트인 롯데캐슬 프레지던트 모델 하우스에 비디오 아트 거장 백남준씨 작품 20점을 무려 30억원 이상의 보험료를 주고 전시했다. ◇미술지원은 ‘기쁨 두 배’=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해마다 문화예술지원(메세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미술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압도적으로 높아 관심을 끌었다. 한국메세나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내역 중 미술ㆍ전시에 대한 지원이 965억원에 56.45%로 단연 높았다. 공연예술과 인프라가 각각 268억원(16%)과 252억원(15%)으로 뒤를 이었고, 문화교육ㆍ문학 등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에 비하면 미술에 대한 기업들의 지대한 관심이 읽혀진다. 기업들의 ‘미술 열(熱)’은 지난 3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막된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 화가들’ 전에서도 유감없이 나타났다. 20세기 미술계에 색채혁명을 일으킨 앙리 마티스(1869~1954) 등 20명의 야수파(포비즘) 작가 대표작 120여점이 전시되는 이 전시회에 포스코, 대한항공, 현대모비스, SK텔레콤, 신한금융그룹, 푸른상호저축은행, KT, 웨스틴조선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앞다퉈 후원에 나섰다. 이처럼 기업과 기업인들이 미술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뉴욕의 경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전시실이나 공공문화시설의 미술품에는 후원자의 대부분 후원자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이는 미술활동 지원이 주는 만족이 얼마나 큰지를 반증하는 셈이다. 한용외 삼성문화재단 사장은 “기업에서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수단이자 과정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회공헌 활동은 궁극적인 인간의 목적을 추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돈을 많이 버는 일 보다 돈을 보람있게 쓰는 일이 훨씬 더 어렵고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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