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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도 33% 상계관세] 대만ㆍ日도 ‘관세공격’ 가능성 하이닉스 사면초가
입력2003-04-24 00:00:00
수정
2003.04.24 00:00:00
문성진 기자
하이닉스 반도체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달 초 미국이 하이닉스 반도체에 무려 57.37%의 상계관세 부과방침을 결정한데 이어 유럽연합(EU)마저 미국과 같은 행보를 취함에 따라 하이닉스는 미국이나 유럽에 대한 D램 수출을 포기해야 할 형편에 처했다.
미국 및 유럽수출이 전체 수출의 40%를 넘기 때문에 하이닉스의 매출은 크게 감소할 수 밖에 없다. 30~58%의 관세를 부담할 경우 도저히 채산성이 맞지 않아 수출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EU는 하이닉스반도체 보조금 문제에 대한 실사작업을 마친 후 예비판정을 내렸다. 따라서 정부나 하이닉스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선다 해도 상계관세율이 크게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EU의 이번 조치는 다른 교역상대국의 상계관세 도미노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및 EU에 대한 D램 수출이 사실상 봉쇄되면 하이닉스는 아시아 등 다른 시장을 공략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타이완, 일본 등 다른 나라도 하이닉스의 수출물량 확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상계관세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이 경우 하이닉스는 회생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하이닉스 최종 판정에 앞서 해명에 주력= 정부와 하이닉스는 미국과 EU가 오는 7, 8월 상계관세 최종판정을 내리기 앞서 상계관세율을 낯추거나 무혐의 판정을 이끌어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정부는 하이닉스의 D램 수출물량을 줄이는 내용의 관세부과 유예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현재 미국측과 혐의중이다.
현재 미국 상무부 관계자들은 국내에서 재정경제부 등 정부부처와 채권단 등을 대상으로 하이닉스 반도체 정부 보조금에 대한 실사작업을 진행중이다. 현재 정부는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채권은행의 지원이 `순수한 상업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미국을 대상으로 한 우리의 해명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경우 미국뿐 아니라 EU의 상계관세 최종 판정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 미ㆍ유럽시장 상실 우려= 하이닉스의 지난해 유럽수출 실적은 2억7,200만달러. EU의 33% 상계관세 부과로 하이닉스는 연간 9,000만달러에 달하는 관세예치금을 물어야 유럽에 D램을 수출할 수 있다. 극심한 경영난에 빠진 하이닉스로서는 추가자금을 조달할 길이 막막하다.
하이닉스는 이에 앞서 지난 2일 미국 상무부의 57.37%의 고율 관세로 4억6,000만달러에 달하는 미국시장에 대한 접근을 봉쇄당했다. 하이닉스가 지난해와 동일한 물량을 미국에 팔려면 연간 2억달러가 넘는 예치금을 물어야 한다.
최악의 경우 하이닉스는 7억3,200만달러(지난해 수출기준)에 달하는 미국과 유럽시장을 모두 상실할 수도 있으며, 생존 여부도 불투명해진다.
민후식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가뜩이나 어려운 하이닉스가 양국의 상계관세 부과로 극심한 위기상황에 빠졌다”면서 “하이닉스로서는 IT경기와 D램가격의 본격적인 회복 이외에는 기댈 데가 없는 처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타이완ㆍ일본업체도 `관세 공격` 나설 듯= 이번 EU의 관세부과 조치로 타이완과 일본업체들까지 하이닉스에 대한 `상계관세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최근 외신보도에 따르면 타이완의 난야테크놀로지를 비롯한 4개 주요 D램업체가 타이완 정부에 하이닉스의 D램 수입품에 상계관세 부과를 요청키로 결정했고, 일본의 엘피다도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하이닉스는 전세계 4대시장에서 발을 붙이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이닉스의 지난해 D램 수출실적은 총 17억6,600만달러이고, 이중 미국 4억6,000만달러, 유럽 2억7,200만달러, 타이완 3억4,700만달러, 일본 2억1,700만달러였다. 4개 시장을 모두 합치면 12억9,600만달러로 총수출의 73%를 차지한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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