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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기능별 통합 첫 단추
입력2001-06-05 00:00:00
수정
2001.06.05 00:00:00
핵심부문 IT분야 태스크포스 진통끝 출범좀처럼 진전이 없던 우리금융그룹의 기능별 통합작업이 정보기술(IT) 분야의 태스크포스 출범 등으로 차츰 구체화되고 있다. 그러나 2개월이 지난 최근까지 문제는 산적해 있다.
신용카드를 독립법인화하겠다고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적지 않다.
수조원의 누적 적자를 안고 있는 한빛 등 자회사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카드업을 영위하면 이로 인한 이익은 수년간 법인세를 안 내도 되지만, 자회사를 신설하면 고스란히 법인세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진통 끝에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킨 IT부문 역시 이제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다. 전산통합은 우리금융이 목표하는 '기능별 통합'의 기초가 되는 핵심 중의 핵심.
그러나 경남ㆍ광주 등 우리금융 산하의 지방은행들은 노골적으로 '협조의사 없음'을 공언해왔다. 지방은행들은 노조부터 고위 간부들까지 벌써부터 독자생존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난관을 뚫고 모든 자회사의 이해를 조정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하나의 우리금융'이 될 수 있을지는 낙관하기 어렵다. 이제 첫 단추를 끼웠지만 강력하고 일관된 추진력을 발휘하지 않을 경우 실패작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카드사 분리 독립 지연될 듯=우리금융그룹은 지난 5월 초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빛은행 등 4개 자회사 은행의 신용카드 부문을 독립시켜 별도의 자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통합 카드자회사는 회원이 450만명, 자산이 3조5,000억원에 이르며, 그룹 소비자금융의 중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구상은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 주력 자회사인 한빛은행의 경우 거액의 누적적자(지난해 말 현재 5조6,000억원)를 안고 있다. 세법상 이월결손금이 있으면 이를 초과하는 순이익을 내기 전에는 법인세가 면제된다.
따라서 한빛은행은 적어도 앞으로 몇년간 수백억원대의 법인세를 안 내도 된다. 신용카드업 역시 마찬가지. 올해 3월까지만 해도 신용카드 부문의 이익이 1,000억원이 넘지만, 한빛은행 자체적으로 영위할 경우 '절세'가 가능하다.
반면 카드영업을 분리해 자회사를 신설하면 당장 막대한 세금을 물어야 한다. 이에 따라 카드 자회사의 출범을 내년으로 늦추는 방안과 함께 신설법인의 이익을 자회사에 배분하거나 또 다른 절세 방안을 찾는 등 다양한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IT통합 제자리 걸음=우리금융그룹은 IT분야 통합을 위해 5일 각 자회사 실무진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발족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진전이 있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전산부문의 통합은 지방은행 자회사들이 키를 쥐고 있다. 그러나 경남ㆍ광주은행 직원들은 'IT통합은 최후의 저지선'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우리금융 출범 이후에도 '독자생존'의 꿈을 버리지 않은 채 전산부문이 통합되고 나면 홀로 살아갈 최후의 수단마저 잃게 된다는 위기감으로 무장하고 있다. 이들의 협조가 미온적일 경우 통합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컨트롤 타워 기능 강화돼야=이 같은 정황은 내년 6월로 시한이 잡혀 있는 우리금융 자회사 조직의 기능별 통합 작업에도 어두운 전망을 드리우고 있다. 문제는 정치한 비전을 마련하고 이를 스케줄에 맞춰 끌고가는 데 필요한 추진력이다.
금융계 안팎의 전문가들은 우리금융 그룹이 각 자회사를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단에 제한을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앞으로 1년이 성패를 가름할 중요한 시기이며, 자회사 CEO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성화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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