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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사과밭

그래도 가을이 왔다. 올 여름 그 어느 때보다 비가 많이 내리고 태풍이 남해안 일대를 매섭게 할퀴었지만 `시간이 가면 때가 오는`자연의 법칙을 거스르지는 못했다. 청명한 높은 하늘과 가볍게 부는 산들 바람은 들판의 벼 이삭을 누렇게 물들이고 과수원의 열매들을 달콤하게 익히기 시작했다. 따사로운 햇볕아래 빨갛게 익는 사과의 유혹은 눈부시다. 어린시절 과수원 돌담길을 걸어본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향기롭게 흘러 나오는 사과의 붉은 유혹을 떨쳐 버리기 어려움을 익히 알 것이다. 컹컹 짖는 개 소리에 가슴을 졸이면서도 슬그머니 손을 뻗쳐 사과 하나를 냉큼 따내 한입 가득 베어 물던 그 맛. 대표적인 사과 산지인 충주는 지금 사과 수확이 한창이다. 유난히 빨간 빛을 띠는 조생종인 양광을 비롯, 홍로, 서광, 후지(부사) 등이 줄줄이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올 여름 타격을 적게 입은 충주는 생산량은 전국의 5%에 불과 하지만 특유의 맑은 때깔과 맛으로 전국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서울의 도매시장인 가락동 청과물 시장에서도 다른 지역산에 비해 20~30%정도 가격을 더 받는다는 게 이곳 사람들의 자랑이다. 97년부터 매년 사과축제를 열고 있는 충주는 올해도 10월말쯤 대대적인 사과 축제 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사과 아줌마 선발대회, 사과 퀴즈대회, 사과가족 장기 자랑, 사과 깍기, 사과 빨리 먹기등 이색적인 행사가 펼쳐진다. 방문객들을 이곳 저곳에 개설된 사과장터를 돌며 값싸고 품질좋은 사과를 구입할 수 있다. 충주시는 96년부터 아예 시를 상징하는 나무를 은행나무에서 사과나무로 바꾸고 시의 관문인 십자로에 약 1.2km에 걸쳐 사과나무 길을 조성했다. 시를 상징하는 새도 사과에 해를 입히는 까치를 버리고 원앙으로 갈았다. 이곳 가로수 길에서만 매년 2,000상자를 수확하고 올해도 벌써 100여상자를 거뒀다고 한다. 나머지는 앞으로 찾아 올 여행객들의 눈요기를 위해 남겨두기로 했다. 27년간 동량면 대전리에서 사과 농사를 해 온 김택성(49)씨는 올해도 합격사과와 축복사과, 사랑사과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맘 때쯤 잘 익은 사과에 비닐표지를 붙여 합격, 祝, 福, 壽 등의 글자와 하트 모양을 새겨야 하는 게 성가시긴 하지만, 일반사과에 비해 가격을 두배 이상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별도로 농장을 직접 찾아오는 손님들에겐 3kg, 5kg짜리 사과 한 상자를 실비 수준인 2~3만원씩에 판매한다. 김씨는 “백화점 등을 통해 한정된 물량이 공급되는 기능성 사과는 수능시험과 크리스마스 등을 앞두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며 “품종 개량과 시장 개척에 꾸준히 노력하고 있어 올해도 `사과하면 충주, 충주하면 사과`라는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는다. 예약 및 문의 043-851-1559(명산농원), 011-484-0073(하성덕 농원), 043-850-5520(김경지 농원) <충주=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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