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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종합격투기 4연승' 윤동식

우기자의 로그人<br>"가능성 확신하니 도전하는 거지요"<br>유도 47연승 신화··· 격투기 초반 연패 경험부족 탓<br>로킥으로 하체 맞으면 고통 뼛 속까지 스며들어



[리빙 앤 조이] '종합격투기 4연승' 윤동식 우기자의 로그人"가능성 확신하니 도전하는 거지요"유도 47연승 신화··· 격투기 초반 연패 경험부족 탓로킥으로 하체 맞으면 고통 뼛 속까지 스며들어 프라이드 데뷔전 상대는 일본의 격투기 영웅 사쿠라바 가즈시였다. 결과는 38초 만에 KO패. 두 번 째 시합에서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유도 82㎏급 금메달리스트 출신 일본의 타기모토 마코토에 판정패. 세 번 째 상대는 현 UFC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퀸튼 잭슨. 역시 판정패. 네 번 째 상대, 브라질 무술 주짓수의 세계 최강 무리요 부스타만테에게 판정패. 90년대 유도 81㎏급에서 세계 무대를 풍미했던 윤동식이 2006년 5월까지 거둔 성적표다. 하지만 이 초라한 성적표에서 한 가지 눈여겨 볼 점이 있다. 다름 아닌 그와 대결을 벌였던 상대들의 프로필이다. 4차전 까지 그가 싸웠던 상대 중 단 한 명도 만만한 상대가 없었다. 4명 모두 프라이드의 링을 호령하던 강호들이었다. 그는 데뷔 전에서 조차 전적 관리를 위해 만만한 상대를 고르지 않았다. 93년부터 3년간 12개 대회를 휩쓸고, 국제 대회 47연승으로 최강자에 군림하면서도 세계유도선수권대회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던 그의 불운이 격투기 무대에서도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그는 연승가도를 달리기 시작한다. 그가 거둔 4연승의 제물들 역시 약한 상대는 없었다. 첫 번째 승리가 더욱 값졌던 것은 상대가 강력한 타격으로 악명 높았던 미국의 멜빈 맨호프였기 때문이다. 윤동식은 이 경기를 포함해 세 경기를 내리 암바(팔꺾기)로 승리했고, 지난 달 29일 일본의 오야마 ??고는 파운딩(주먹타격)으로 이겼다. 권투, 레슬링 등 지구상에 현존하는 어떤 스포츠 보다 살벌한 프라이드를 거쳐 드림(종합격투기 대회명) 무대로 뛰어들어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비운의 유도스타 윤동식.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로 링 위에 오르는 그의 동력(動力)은 과연 무엇일까. 타고난 야성(野性)일까. 아니면 생존 본능일까. 그 속내를 들여다 보기 위해 만난 자리에는 예의 턱수염을 기른 의외의 꽃미남이 나와 있었다. -종합격투기에 데뷔해 4패후 4연승을 거두고 있습니다. 최근 연승을 거두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합니까. “처음에 패배한 것은 종합격투기를 몰랐기 때문이에요. 대비를 안하고 시작했거든요. 그 때는 단순히 유도식으로 하면 될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착각이었어요. 룰이 없는 격투기라고 하지만 아무 요령과 경험 없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더구나 연습은 아무리 많이 해도 한 번의 실전과는 비교할 수 없었어요.그게 2년 동안 4패를 하면서 얻은 경험이에요. 전 복싱 세계챔피언 마이크 타이슨도 그라운드 기술을 습득하려면 2년은 걸려야 제대로 할 수 있을거예요. 대부분 사람들은 타이슨이 종합격투기로 오면 승리를 거둘거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가 데뷔전에서 패할 것이라고 봐요. 왜냐하면 링에서는 복싱 스탭을 쓸 수가 없거든요. 복싱 스탭을 밟으면 유도기술로 넘겨 뜨리고 바로 그라운드 기술로 공격할 수 있어요. 마찬가지로 유도나 레슬링 선수들도 타격의 두려움 때문에 상대 선수를 마음대로 넘길 수 없어요.” 커피숍의 테이블 맞은 편에 앉은 윤동식은 TV화면에서 보던 야수 같은 사내가 아니었다. 피부까지 흰 편이서 콧등의 상처만 아니라면 “이 젊은이가 과연 종합격투기 선수일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종합격투기 두번째 경기에서 타기모토 마코토에 패했는데 이 경기는 편파 판정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마코토의 홈이었고 일본의 프라이드였기 때문에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종합격투기에 데뷔한 것은 몇 살 때 였습니까. 체력은 충분한가요. “2005년 이니까 만 서른 둘에 데뷔했어요. 그 때까지 플레잉 코치를 했기 때문에 유도를 쉰 적이 없어서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었어요. 유도를 할 때는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훈련도 많이 했지만 그 때 다져 놓은 훈련으로 체력이 강해진 것 같아요. 격투기는 훈련도 중요하지만 멘탈과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잘하는 편이죠. 실제로 미국 헤비급 챔피언 랜디 커튜어는 63년생이고, 내가 패했던 사쿠라바 69년생이에요.” 그는 ‘나이가 많은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자신의 나이를 만 나이로 정정하기도 했다. -평소에 훈련은 어떻게 합니까. “한국에서 할 때도 있고, 일본에서 할 때도 있는데, 오전ㆍ오후 한 번씩, 한 번에 2시간씩 해요.” -체급은 어떻게 됩니까. “유도를 하던 시절에는 81~90㎏사이였고, 지금은 미들급이니까 84㎏이하에요.” -유도선수 시절 47연승을 달성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전적에도 불구하고 최고 성적은 국제대회 동메달이었는데 어떤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나요. “2001년 뮌헨 세계선수권대회서 동메달 땄어요.” -윤선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유도선수 였습니다. 하지만 고비 마다 부상과 편파 판정 등으로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혹시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노력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는 생각은 안듭니까. “네 노력으로 안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유도할 때는 이룬 게 없으니까요. 그 때는 참 마음대로 안됐어요. 부상 때문에 그런 적도 있었고, 이겼다고 생각했지만 수긍할 수 없는 판정도 있어서 억울하고 힘들었어요.” -종합격투기로 전향한 동기는 뭡니까. 혹시 유도를 하면서 얻은 성과가 자신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닌가요. “그건 아니고….체력에 자신이 있었어요. 올림픽 금메달에 실패했고. 더 도전하고 싶어도 나이가 있어서 힘들었거든요. 그리고 지도자를 하면서 계속 출전하기에는 주위 시선이 곱지도 않았어요. 그러던 중에 남자로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종합격투기가 눈에 들어 온 거지요. 그 때 나와 비슷한 시기에 유도를 하던 요시다 히데히코란 선수가 있었는데, 그 선수가 종합격투기에서 승승장구 하는 것을 보고, ‘나도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무래도 유도에서 내가 흘렸던 땀의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생각은 있었지요. 올림픽은 가슴 한구석에 이루지 못한 꿈으로 남아 있을 뿐이에요. ‘어차피 아마추어 선수들도 스폿라이트와 관중들의 환호에 환희를 느끼는데 그렇다면 더 큰 무대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든거지요.” 종합격투기는 프로레슬링 처럼 짜여진 각본 대로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다. 프로복싱 처럼 상대와 마주 서서 주먹으로만 승부를 내는 경기도 아니다. 온 몸을 무기 처럼 사용할 수 있어서 꺾고, 조이고, 때리고, 찰 수 있다. 윤동식의 본향인 유도 보다 훨씬 격렬해 매 경기 마다 선수들의 얼굴에선 피가 흐른다. 게다가 체급이 같다고 해도 상대는 대부분 서양의 거한들이다. -혹시 종합격투기 선수들이 시합 중 목숨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은 안듭니까.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일반인이 선수와 싸우면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나는 매일 싸우는 연습을 하는 선수인데 그렇게 맞겠어요? 그런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전향을 결심했을 때나 링 위에 오르기 전에 두려움이 든 적은 없었습니까. “처음엔 조금 두려웠는데 네 번째 경기부터 없어졌어요. 관중들이 너무 많고, 스폿라이트를 비추는 게 낯설었어요. 그래서 긴장되기도 했구요. 처음에는 상대에 대한 두려움도 있어지만 링과 생소한 환경에 대한 두려움도 만만치 않았어요. 하지만 점차 사라지더라구요.” -결혼은 했습니까. “아직 안 했어요.” -격투기 선수이기 때문에 안하고 있는건가요. “그런 면도 있어요. 우리 나라에서는 정식 스포츠 종목이라기 보다는 치고 받고 싸우는 싸움 정도로 보니까 지금 배우자를 찾는 것은 좀 그렇더라고요.” 윤동식의 곱상한 얼굴을 마주하니 ‘저 얼굴로 어떻게 무지막지한 매를 견딜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를 맞으면 가장 아픕니까. “사람들이 제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두개인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그거예요. 사람들은 보통 얼굴을 맞으면 가장 아플 것으로 생각하지만 얼굴은 아프지 않아요. 얼굴을 맞으면 띵한 충격을 느끼지만 아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설사 카운터블로를 정통으로 맞는다고 해도 기분 좋게 기절했다가 깨어나면 그 뿐이에요. 가장 아픈 곳은 다리에요. 허벅지나 정강이를 로킥(Low kick)으로 맞으면 뼛속까지 아픔이 스며 들어요. 하체에 감각이 없어지기도 하고요. 덩치 큰 선수들이 로킥 맞고 쓰러지는 것 보셨죠? 장난이 아니에요.” -사람들이 많이 하는 또 다른 질문은 뭔가요. “‘싸움이 벌어지면 몇 명까지 상대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해요. 평소엔 그런 생각을 안 하다가 질문을 받고 생각해 봤어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저는 어디가 급소고, 어디를 때리면 쓰러진다는 것을 아니까 3명 정도는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절대 싸울 일은 없겠지만요. 저는 중고생이 제일 무서워요. 길을 가다가도 분위기가 이상하면 돌아가거나 피해가요.” 사람들은 나름대로 꿈을 이루기 위해, 또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한 평생을 살아 가려고 한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이 그런 인생을 살 수는 없다. 윤동식은 올림픽 같은 큰 대회에서 입상을 하지는 못했지만 마사회 유도팀 같은 나름대로 안정된 직장에서 지도자로 편안한 삶을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지도자 같은 안정적인 삶을 포기하고 위험하고 힘든 종합격투기로 뛰어든 이유는 뭡니까. “그냥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누구나 가능성이 있는 곳에 도전하잖아요. 나는 이곳에 가능성이 있다고 봤어요. 데뷔 초반에 계속 졌지만 ‘나는 안돼’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어요. 첫 시합에서 패하고 난 후에도 사쿠라바의 얼굴에 먼저 원투를 꽂았던 생각만 들었어요. 두번째도 졌지만 두 번이나 풀마운트로 상대를 올라탔던 생각만 했어요. 세번째, 네번째도 그런 생각만 들었어요. 긍정의 힘이지요.” -소속사인 ‘팀윤’(Team Yoon)은 언제 출범했습니까. 선수로 뛰면서 다른 선수를 지도하기도 하는데 직접 시합을 하는 것과 선수 관리를 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힘듭니까. “팀윤은 지난해 12월 출범했어요. 마음 맞는 유도선수 후배들과 함께 하고 있어요. 내가 대표라는 직함은 갖고 있지만 그렇게 거창하게 생각할 것 까지는 없고, 가르치기도 하고, 같이 연습도 하고, 그런거지요. 함께 운동하는 것은 장단점이 있어요. 혼자 할 때는 홀가분했는데 후배들이 생기니까 내 훈련시간을 깎아 먹게 돼요. 하지만 팀이 있으니 ‘나 혼자’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어서 든든하지요. 훈련도 혼자 할 때 보다 동기 부여가 되는 편이고, 훈련시간도 길어지고, 연습도 빼먹지 않게 되죠.” -선수생활은 언제까지 할 생각입니까. “체력이 달릴 때 까지 할 생각이에요. 시합은 40전 까지는 채우고 싶고요. 그 정도는 해야 운동을 좀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1년에 다섯 번을 하면 5년 후에는 30전을 넘기고, 40전도 바라볼 수 있을거예요. 주최측인 드림(Dream)과는 2년간 여덟 게임을 계약 했어요. 4게임을 이겼으니까 나머지 4게임도 이기고 싶어요.” -결혼은 그 이후에 할 건가요. “결혼은 빨리 해야지요.” -아내 될 사람이 싫어할 텐데…. “격투기는 조만간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스포츠로 자리 잡고, 인식도 좋아질 거예요.” -훈련은 어떻게 합니까. “훈련을 하다가도 힘들면 휴식을 취해요. 훈련도 중요하지만 그 동안 닦아온 체력과 기술을 유지하기 위해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훈련을 안 할 때는 등산이나 사이클을 해요. 술은 예전에는 마셨는데 요새는 거의 안 하고 술자리에 가선 물만 마셔요. 술 마시면 스테미너 떨어질까봐 겁이 나거든요. 4연승을 했더니 연승을 이어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번 한번 이기니까 팬들이 늘어나고, 경제적으로도 좋아져요. 드림에서 대우가 좋아지니까 ‘더 이기면 더 좋아지겠구나’ 하는 생각에 몸에 나쁜 일은 안 하려고 해요. 제 밑에 있는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요.” -색시감은 어떤 여자를 원합니까. “섹시하고 예쁜 여자 보다는 복스럽고 귀여운 사람이 좋겠어요. 내가 이기적이니까 이해심이 많은 여자면 더 좋고요.” 윤동식이 멜빈 멘호프와 치른 시합을 TV로 봤을 때, 그의 부어 오른 눈을 보기가 애처로워 채널을 돌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머니께서 윤선수가 시합하는 걸 보면 마음 아파하시죠. “처음에는 그랬는데 요새는 ‘파운딩이 약하다’는 둥 가르치려고 하세요. 그래도 ‘어서 그만 두고 장가나 가라’하시죠.” ■ 용어설명 / 경력 ◇용어설명 ▦프라이드 경기규칙을 최소화한 상태로 싸우는 종합격투기. 입식 타격이든 누워 싸우든 상관 없고, 선수들은 주최측이 제공하는 오픈 핑거 글러브를 사용한다. ▦K1 서서 싸우는 입식 타격 격투기로 권투 글러브를 착용하며, 공수도, 킥복싱, 쿵후 등의 머릿글자인 K와 무제한 체급을 의미하는 1에서 이름을 따왔다. ▦드림2 프라이드와 K1관계자들이 합쳐서 만든 대회. 프라이드와 같은 규칙으로 진행한다. ◇경력 ▦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우승 ▦97 아시아유도선수권 우승 ▦국내선수중 A급 국제대회(15개국 이상 참가대회) 최다 우승 ▦파리오픈 3회 우승(국내선수 중 최다) ▦독일오픈 2회 우승 ▦아시아선수권 3회(2체급) 우승(국내선수 중 최다) ▦47연승 (연승기간 중 상대에게 단 한번도 점수를(효과 조차) 뺏기지 않음) ▦2005.4 프라이드 데뷔, 4연패 이후 4연승 기록중 • 말 많은 고기 대신 나도 채식 해볼까? • 20~30대 채식주의자 급격히 증가 • 채식주의자의 종류 • 채식을 시작하려면 • 채식에 관한 논점 • 이유식 서두르면 아이 입맛 잃을수도 • 인슐린 주사의 오해, 당뇨 치료 놓친다 • 대나무 절개와 돌고래 생명력이 숨쉬는 곳 • 고래고기, 처음엔 육회 익숙해지면 수육 • '종합격투기 4연승' 윤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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