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김치 특허 되찾는다

한국의 대표 전통식품인 김치. 당연히 모든 특허가 우리나라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착각이다. 세계적인 다국적 식품 기업인 네슬레는 전세계 14개국에서 김치와 유사한 조리방법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허출원이 이뤄진 지난 1983년에는 네슬레의 특허를 막을 만한 근거 자료가 국내에 없었다. 업계와 대학의 이의신청으로 한국에서의 특허만 겨우 막았을 뿐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김치 등 전통식품에 대한 빼앗긴 특허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식품연구원은 한국 전통식품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3,500여개의 한국 전통음식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를 담은 한국전통식품 포털사이트(www.tradifood.net)를 개설했다고 28일 밝혔다. 1년여의 작업 끝에 완성한 한국 전통식품 포털 사이트는 고려도경ㆍ증보산림경제ㆍ규합총서와 왕조실록 등 35개 고문헌과 근ㆍ현대 문헌을 바탕으로 한국 전통음식의 조리법, 건강기능성 및 영양적 특성, 기호도, 상품정보, 역사와 문화적 배경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국제적 지적재산권의 보호를 받기 위한 조치도 취한다. UN 산하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는 전통음식에 대해서는 역사적 고증을 통해 과거에서 전래돼왔음을 증빙할 수 있는 체계적 정보를 제공할 경우 종주권과 배타적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식품연구원의 전통음식 사이트가 WIPO에서 공식 인정될 경우 우리나라 전통식품에 대한 배타적 지적재산권을 주장할 수 있다. 인도의 경우 미국의 WR 그레이스가 보유하고 있는 ‘님(Neem)’ 나무와 관련된 특허와 관련해 “과거부터 인도에서 천연약제로 널리 사용돼왔다”는 이의를 제기해 유럽의 특허를 취소한 바 있다. 이무하 식품연구원 원장은 “네슬레가 보유하고 있는 김치 조리 방법과 관련된 특허 등 우리나라 전통음식과 관련된 지적재산권을 방어할 수 있다”며 “조만간 관련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