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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M&A '큰 손' 되나

롯데쇼핑 두달간 4,500억원 해외자금 확보<br>호남석유·호텔롯데 등도 잇달아 현금 비축<br>재계선 "기업사냥 염두둔것"… 매물 거론도



롯데그룹이 인수합병(M&A) 시장의 다크호스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금성 자산을 많이 쌓아둔 것으로 유명한 롯데그룹이 주력 계열사를 통해 잇따라 해외자금 확보에 나서자 재계에서는 올 하반기와 내년 초의 M&A 시장을 대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 측도 M&A 대비설에 대해 “굳이 부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그룹 주력사인 롯데쇼핑은 오는 10월 중순 3억달러(약 3,400억원) 규모의 변동금리부채권(FRN)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번 FRN에는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노바스코티아은행, 프랑스의 BNP파리바은행과 투자은행 칼리옹, 싱가포르개발은행, ING 등이 신디케이션을 구성해 참여한다. 롯데쇼핑은 이에 앞선 이달 29일 일본에서 굿모닝신한증권을 주관사로 약 110억엔(1,1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9~10월에만 무려 4,500억원의 해외자금을 조달하는 셈. 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도 최근 호남석유화학ㆍ호텔롯데 등 주력사들을 통해 이미 해외자금을 확보해둔 상태이며 연말까지 금리 등 조건이 유리할 경우 주력사들의 해외자금 조달을 계속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어 자금의 용도가 ‘운영자금’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롯데쇼핑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글로벌 금융경색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운영자금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가장 크며 유리한 금리를 적용받는 주력사가 자금을 확보하면 비주력사에도 도움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량한 M&A 물건이 나왔을 때 즉각적으로 움직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판단도 하고 있다”고 밝혀 롯데가 그룹 차원에서 M&A 시장에 적극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게다가 롯데그룹이 “주력사들의 자금확보와 제2롯데월드 건설 추진은 완전히 무관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만큼 롯데그룹이 M&A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벌써부터 롯데가 노리고 있는 M&A 물건에 대해 갖가지 예상을 내놓고 있다. 우선 롯데가 주류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매각설이 나돌고 있는 OB맥주 인수에 올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소 성급하지만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한 GㆍH그룹의 유통 계열사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설도 시장에 나돌고 있다. 또 대한화재를 인수해 올해 론칭한 롯데손보에 이어 또 다른 금융사를 인수해 금융업을 강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중공업의 법적 문제가 해소될 경우 호남석유화학을 통해 현대오일뱅크 인수를 성사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전망도 있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M&A 시장이라는 게 우리 마음대로 열리고 닫히는 게 아니지 않느냐”면서 “그룹의 장기 플랜,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와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 사업의 위험도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만큼 벌써부터 특정 매물을 거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한 시장 전문가는 “롯데그룹은 2006년 롯데쇼핑 상장으로 약 3조6,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음에도 불구 지난 M&A 시장에서 유독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여기서 추가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초대형 M&A 물건을 염두에 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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