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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배 '4인방 체제' 무너지나
입력2000-09-19 00:00:00
수정
2000.09.19 00:00:00
최형욱 기자
박카스배 '4인방 체제' 무너지나이른바 「4인방」 체제가 붕괴되고 있다. 국내 바둑계는 10여년간 이창호·조훈현·유창혁·서봉수9단이 독식해 왔으나 최근 이9단을 제외한 나머지 세축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올해 제5기 LG정유배가 그 대표적인 사례. 8일 본선13국에서 이9단은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에게 236수만에 흑 불계패를 당하고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나머지 3인방도 이세돌3단·목진석5단·최명훈7단에게 각각 덜미를 잡혀 일찌감치 탈락하고 말았다. 이로써 박카스배 천원전에 이어 LG정유배에서도 「4인방」 전원이 탈락하는 대파란이 연출됐다.
이는 「4인방」 시대가 열린 지 10여 년만에 처음. 게다가 「조·서」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70년대 초반 이후 최초로 「비4인방」끼리 타이틀전을 벌이는 셈이다. 바둑계에서는 이를두고 『4인방시대 붕괴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을 조심스레 내리고 있다.
최근 이9단을 빼면 나머지 세 기사는 이름값을 못한 상태. 조9단은 올들어 23승18패라는 극도의 부진으로 한때 신예기사들에게 4연패 수모를 당했다. 유9단도 28승21패로 성적이 저조하고 본선 진출 기전이 「가뭄에 콩나듯」 드문 형편이다.
지난해말 LG정유배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재기한 서봉수9단. 그는 올들어 루이9단·이세돌3단도 연달아 격파해 『꺼진 불도 다시보자』는 우스갯소리까지 들었으나 이번 탈락으로 다시 무관으로 전락했다.
「4인방」 체제의 균열은 99년 루이9단이 조훈현9단에게 국수위를 따내면서부터. 당시에는 루이9단이 외국인데다 여류기사라는 점만 눈길을 끌었으나 그의 반란은 국내 바둑계 전체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4인방」 앞에 번번히 좌절하던 신예 기사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그 선봉장은 이세돌3단. 연초부터 5월 중순까지 32연승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내면서 여러 본선에서 활약하더니 지난 4일에는 제5기 박카스배 천원전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조훈현·유창혁·서봉수9단 등과 대결에서도 7승2패로 압도적인 우세이다.
이세돌과 함께 「포스트 이창호」로 거론되는 목진석5단도 올해 후지쓰배 4강에 진출하는 등 맹활약 중이다.
새내기 박영훈 초단은 지난 15일 제8기 016배 배달왕기전에서 생애 최초로 도전자 결정전에 나가는 기염을 토했다.
얼마전 농심 신라면배 한국대표 선발전에서는 나머지 3인방이 모두 탈락하고 이창호9단, 최명훈7단, 최철한3단, 목5단이 선발됐다.
이를 두고 조훈현·유창혁·서봉수9단이 본격적인 쇠퇴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적어도 신예들의 무서운 성장세로 보아 「4인방 체제」는 거의 막을 내리는 중으로 보인다.
최형욱기자CHOIHUK@SED.CO.KR
입력시간 2000/09/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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