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55로는 무조건 56의 자리에 젖히고 보았어야 했다. 복기때 이 변화를 주제로 수많은 가상도가 만들어졌다. 그 모든 그림들이 흑에게 불리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실전은 백66까지로 낙착되고 말았는데….
"말도 안됩니다. 흑의 세력권이었던 지대에서 백이 10집이나 짓고 살다니. 이건 확실히 흑의 실패작입니다."(백홍석)
흑이 55로 56의 자리에 젖혔으면 어떤 절충이 이루어졌을까. 백은 참고도1의 백2로 젖히게 될 것이다. 흑은 3이하 9로 최대한 실리를 차지하게 되고 백은 18까지로 수습하는 바둑이 되었을 것이다. 이 절충이라면 흑에게 아무 불만이 없었다. 이 그림에서 백이 2로 3의 자리에 가만히 뻗는 것은 논외일 것이다. 흑은 5의 자리에 내려서서 대만족이므로.
다만 백은 참고도2의 백2로 반발할 수는 있는 문제라고 했다. 그러나 그것이면 흑은 3 이하 15로 두어서 아무 불만이 없다.
스파트 뉴스 하나. 이세돌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복직원이 수리될 듯한 분위기가 보인다. 후배들은 이것이 필자의 공로라고 농담삼아 얘기하고 있다. 지난 12월. BC카드배 출정파티(힐튼호텔 국화룸)에서 필자가 이세돌의 복귀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때 한 말을 재생시켜 본다.
"아까 BC카드 사장님께서 이세돌에 관한 것은 언급할 입장이 못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제 견해는 조금 다릅니다. 지금 어느 프로기사도 또 어느 기자도 이세돌의 복귀를 말하기는 거북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세계 최대의 기전을 새로 주최하게 된 BC 카드사의 사장님만은 시치미 뚝 떼고 한번 얘기해도 괜찮은 유일한 분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얘기가 어떻게 돌고 돌아갔는지 그로부터 며칠 후에 이세돌은 친형인 이상훈을 통해 복직원을 제출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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