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ㆍ스팩)에 대한 '묻지마 투자'양상이 벌어지자 스팩이 투기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16일 코스닥시장에서 미래에셋스팩1호는 전일보다 305원(14.99%) 오른 2,340원에 마감했다. 미래에셋스팩1호는 지난 12일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한 후 사흘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바람에 거래는 크게 줄어들었다. 상장 첫날 거래량은 상장주식 수(1,393만주)에 육박하는 1,105만주에 달했지만 ▦15일 186만주 ▦16일 54만주 등으로 급감하고 있다. 거래량이 줄면서 대기수요라고 할 수 있는 매수잔량은 오히려 334만주나 쌓였다. 사고 싶지만 파는 사람이 없어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다. 개인투자자들은 키움증권ㆍ현대증권ㆍ미래에셋증권 등의 창구를 통해 한 주라도 더 사들이기 위해 매수주문을 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스팩1호의 주가급등은 코스닥시장의 투기적 매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보다 스팩 제도를 먼저 도입한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특이한 현상으로 지적된다. 스팩은 특정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움직임을 보이기 전까지는 현금만 가진 '페이퍼 컴퍼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에셋스팩1호의 초강세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형적인 '폭탄 돌리기'로 평가된다. 복진만 SK증권 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은 대부분 주식을 처분했고 개인투자자들도 주가가 계속 폭등하자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매도를 꺼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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