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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탤런트를 춤추게 하라] <3부> 국가편

"異문화 폭넓게 수용하는 '열린사회'부터 만들어야"

손병두 서강대 총장

조장희 가천의대 석좌 교수

“우리를 중심으로 세계를 보지 말고 세계의 중심에서 우리를 바라봐야 한다.” 서울경제가 이번 ‘글로벌 탤런트를 춤추게 하라’ 시리즈를 위해 만나본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글로벌 인재들이 한국을 ‘메인 무대’로 선택하게 만들려면 사회문화적 인식의 전환과 더불어 정부 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특히 이방인에 대한 열린 마음과 열린 정책은 글로벌 단위로 펼쳐지는 ‘인재 확보 전쟁’에서 한국이 외면되지 않기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인재육성 및 국가 글로벌 경쟁력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온 손병두 서강대 총장의 견해를 골자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주장을 정리해본다. “그들(글로벌 인재)이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한국이 인재강국으로 도약하려면 국수주의에서 벗어나 국가 차원에서 ‘오픈 소사이어티(Open Societyㆍ열린 사회)’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외국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문화(異文化)를 폭넓게 수용했던 때 국운을 떨쳤다”고 말한다. 통일신라시대나 고려시대 경주 남산과 고려시대 개성 인근에는 아랍인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거주지역이 존재했다는 기록을 예로 들면서 “글로벌 인재의 이동이 한국을 향하도록 국가가 앞장서서 인재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국심 호소는 이제 그만=“애국심에 대한 호소는 지난 66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를 설립할 당시로 끝났습니다. 당시에는 해외에서 활동 중이던 두뇌들이 속속 귀국, 한국의 경제성장과 과학발전을 위한 연구개발에 매달렸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특히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에 떠밀려 인재들이 한국을 떠났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인재유출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손 총장은 60년대 말과 90년대 말 국내 여건을 비교하면서 외환위기 이후 두뇌 유출을 방치한 정부의 안이한 대처를 질타했다. 그가 생각하는 해법은 무엇인가. “글로벌 인재의 이동은 지구촌 시대에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제는 애국심에만 호소해 인재의 귀환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가 이들(글로벌 인재)을 끌어모으려면 이들에게 ‘도전과 기회, 비전’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뒤집어보면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인재들에게 비전과 기회를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김영곤 조선대학교 생물과학부 교수는 “어렵사리 선진 학문을 연구하고 돌아와도 기껏해야 (교육인적자원부의) BK(두뇌한국)21 사업의 뒤치다꺼리를 하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매달리는 현재의 구도라면 해외 고급두뇌는 영영 우리의 국부를 창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뇌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조장희 가천의대 석좌교수 역시 “과거와 달리 우리나라는 국제무대에서 경쟁하고 있는 인재를 키우고 활용하는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 “언제까지나 애국심에 호소해서는 안되며 제 값을 주고 인재를 데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재유치 필수조건은 글로벌 마인드=글로벌 인재의 이동이 대세인 상황에서 두뇌의 회귀만을 주장할 수는 없다. 국적과 인종을 불문하고 인재를 유치해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손 총장은 “우리 사회와 국가가 글로벌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면서 “능력을 갖췄다면 외국인도 지방자치단체장이나 대학총장으로 영입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우선 이민법과 국적법, 각종 소득세법 등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샌드위치 경제 위기를 논하고 있을 때 중국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500~1,000명의 기술인력을 한꺼번에 스카우트했다”면서 “두뇌의 블랙홀로 통하는 중국이나 싱가포르 등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두뇌 확보의 한 축으로 외국 고급인력을 국내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최근 중국ㆍ일본ㆍ독일ㆍ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본격화하고 있는 해외인력 확보 경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세계 각국은 연구개발 투자의 초점을 시설이나 장비가 아닌 ‘사람’ 쪽으로 맞추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고용시장 구조가 현재의 초과공급에서 초과수요로 바뀔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해외인력 확보를 위한 정책 프레임과 제도적 인프라를 갖춰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재 네트워크를 갖춰라=두뇌 유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두뇌 유출’을 ‘해외 진출’이나 ‘두뇌 순환’으로 받아들여 이를 기회로 활용하는 역량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해외에 취업했던 젊은이들이 언젠가는 본국으로 돌아와 세계적인 기술과 제품의 제조 네트워크에 자국 경제를 통합시키는 경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두뇌 순환을 위해서는 해외에 진출한 인재들과의 지속적인 유대가 필요하다. 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KOSEN)는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동포 과학기술자들을 사이버 공간상에서 하나로 묶어놓은 커뮤니티로 꼽히고 있다. 외국 사례로는 중국의 ‘뱀부 네트워크’, 스코틀랜드의 ‘글로벌 스코트’, 칠레의 ‘칠레 글로벌’, 인도의 ‘R&D 네트워크’ 등이 해외에 진출해 있는 자국의 인재들과 본국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외부경제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대표적인 시도들이다. 배 연구원은 “해외진출 인력의 네트워크화는 우리가 그동안 등한시했던 부분”이라며 “학자ㆍ과학자 등 연구개발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한국 출신 해외 고급인력들을 네트워크로 엮는 작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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