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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옛 소련으로의 회귀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 11월29일자

지난 91년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면서 우크라이나는 독립을 쟁취했다. 그리고 지난주 4,800만명의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독립 후 처음으로 자유를 위한 힘겨운 싸움을 시작했다. 이 싸움은 우크라이나의 장래에 자유와 독립이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대통령선거를 치르자마자 국민들에 의한 평화적인 혁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거리로 나오는 국민들은 빠르게 늘고 있다. 대통령을 자기 손으로 선택할 권리를 되찾기 위한 움직임이다. 우크라이나의 야당 지도자인 빅토르 유슈첸코는 최근 우유부단하다는 그동안의 이미지를 벗고 자신에 찬 모습으로 국민들의 시위를 이끌고 있다. 독살설이 나도는 가운데 근 몇 개월 사이 몰라보게 거칠어진 그의 피부는 이제 우크라이나 민주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지난주 우크라이나 선거관리위원회는 여당 후보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가 3%포인트차로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또 레오니트 쿠치마 현 대통령은 이번 선거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주장을 무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부정선거에 대한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선거결과 발표를 금지한다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대선은 오직 모스크바의 독재적인 기준에만 충족하는 선거로 보인다. 선거 당일부터 부재자 투표의 대부분이 여당 후보에게 몰리고 도네츠크ㆍ루간스크 등 일부 지역의 여당 후보 지지율이 지난달 조사때보다 40%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곳곳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는 시간을 벌며 이번 소요를 진정시키기 위한 러시아의 지원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선거 직후 친러시아파인 여당 후보에게 축하전화를 하기도 했고 EU에 대해서는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푸틴의 러시아는 자국은 물론 인접국가들의 민주화에도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지역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를 원하는 푸틴 대통령에게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러시아의 푸틴과 우크라이나의 쿠치마 대통령은 시간이 흐를수록 권력기반이 약화되는 것은 물론 치명적인 사태에 이를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또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국제적인 기준을 수용해 선거결과를 취소하고 재선거 실시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부정투표 의혹이 제기되는 280만표를 포함해 전체 우크라이나 유권자들의 선택은 결코 무효가 돼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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