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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잃어버린 세대

09/22(화) 18:36 金容元(도서출판 삶과꿈 대표) 대학에 들어가려고 한달에 1.000만~2.000만원씩 내고 하는「쪽집게 과외」가 사회적으로 큰 말썽을 일으키는 시점에, 그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이 거의 취직이 안되는 기막힌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17만명의 대학졸업생이 내년초에 쏟아져 나오게 되어 있고 현재「취업 재수생」이 10만명이 넘는다는데, 올하반기 대기업들이 확정한 채용규모는 고작 1.000명도 안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년만의 특수사정이 아니라, 전문기관에서 저마다 발표하는 우리나라의 경제전망이 지극히 비관적이기 때문에 취업난은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벼랑으로 굴러 떨어지는 기업환경이고, 도무지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람을 써야할 대기업·공기업·은행·공공기관, 심지어 정부 기관까지 모두 감원하기에 바쁘니 신규채용은 엄두도 못내는 형편이다. 재벌그룹의 어떤 인사담당 실무자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인사(人事)의 맥이나 조직의 활력을 생각해서 신입사원을 뽑아야 하나, 대량감원을 단행하고 있는 회사 실정에서 사람 뽑자는 얘기조차 못꺼내고 있다. 예년보다 훨씬 적은 규모로나마 채용한다고해도 공개적으로 할 수가 없다. 엄청나게 몰려들 지원자를 감당하기도 힘들지만, 그보다도 거절할 수 없는 외부청탁이 쇄도할 때 난감해 진다. 학교별로 최우수 인력을 미리 점찍어 게릴라식으로 끝낼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인턴사원을 쓰라고 권장하고 있지만, 결정 못하고 있다. 솔직하게 말해서 대기업들은 피하려 한다. 아무런 채용의무없이 한시적(限時的)으로 고용하여 훈련시키는 인턴사원의 뒤처리가 문제인 것이다. 구조조정으로 모든 경비를 아껴야 할 기업입장에서는 인턴사원의 급여와 훈련에 따르는 비용도 많을 뿐 아니라, 같이 고생해온 기존사원들을 대량해고하는 마당에 그럴 여유가 있을 수 없다.』 인턴사원제도는 사람 구하기가 어려웠을 때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각 대학을 찾아다니며 우수인력을 먼저 확보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입도선매(立稻先賣)와 마찬가지이다. 인턴사원이라 이름붙여놓고 장학금도 주고 월급도 주었다. 사람이 넘치고 넘치는 요즘에 와서는 사정이 뒤바뀌어 인턴사원 제도를 거들떠도 안 보게 되었다. 해마다 쏟아져 나올 대학졸업생들. 대학졸업이 곧 실업(失業)으로 연결되어 거리를 헤매게 되어도 책임질 사람이 아무도 없다.「취업 재수」정도를 넘어「취업 3수, 4수, 5수…」로 정처없이 갈까봐 걱정스럽다. 『우리는 잃어버린 세대, 우리의지와 관계없이 사람취급 못 받는 것이 억울하다』는 어느 취업재수생의 독백(獨白)에 가슴이 미어져 온다. <<'마/스/크/오/브/조/로' 24일 무/료/시/사/회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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